오래된 인쇄소와 세월의 향기를 풍기는 백반집이 즐비한 을지로 골목골목엔 특유의 감성으로 무장한 공간이 있다.

 

커피한약방 & 혜민당

을지로 고층 빌딩 사이 골목 뒤편에 자리한,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카페 커피한약방. 사람 하나 겨우 지날 만큼 좁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엔 ‘커피한약방’, 왼쪽엔 ‘혜민당’이 있다. 이곳은 허준 선생이 진료하던 혜민서 자리인데, 2014년 연극배우 강윤석이 ‘커피한약방’을 먼저 개업했고, 반대편에 양과자점 ‘혜민당’도 오픈했다. 앤티크한 가구와 소품, 조명까지 디테일하게 신경쓴 때문인지 왠지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구동매(유연석 분)’가 가베(커피의 한자어)를 마시고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원래는 ‘나만 알고 싶은 곳’이었는데 최근 예능 프로그램 <밥블레스유>에 소개되면서 앉을 자리도 부족한 핫 플레이스가 됐다. 처음 찾는 사람들은 자칫 입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기 십상이니 주의할 것.

info 주소 서울시 중구 삼일대로12길 16-6 오픈 평일 오전 8시~오후 밤 10시 30분(층에 따라 마감 시간이 다르다) 대표 메뉴 필터커피

수십 년이 넘은 빌딩의 낡고 빈티지한 모습을 그대로 살려 그 위에 소품을 얹는 형식으로 공간을 꾸몄다. ‘乙支路 삘 ’이라는 간판, 군데군데 칠이 벗겨진 벽과 천장 등은 빈티지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다. 요즘엔 보기 힘든 자개장을 보고 있으면 시간 여행자가 된 기분이다.

 

십분의일

"십분의일’은 10명의 멤버가 월급의 10%씩을 투자해 운영한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여졌다. 을지로 골목 깊숙한 샛길에 있지만 SNS에는 날마다 인증샷이 올라오는 ‘힙한’ 와인바다.

 

2016년 오픈한 후 을지로 대표 ‘반전 가게’가 된 ‘십분의일’.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 ‘커피, 치즈, 와인, 맥주, 각종 안주, 소주 없음’이라고 테이프에 적어 허술하게 붙여놓은 허름한 문이 입구다. 계단을 올라가 마지막 관문인 철문까지 밀면 생각지도 못한 빈티지한 무드의 공간이 나오는데, 낮에는 카페 메뉴에 칵테일과 맥주를, 저녁에는 칵테일 대신 와인과 풍성한 메뉴를 제공한다.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음악을 들으며 대화를 나누기 좋아 커플 데이트 장소로도 제격. 무엇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와인과 안주가 마음에 든다.

info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 42-9 2층 오픈 오후 6시~밤 12시(공휴일 휴무) 대표 메뉴 십분의일 와인, 치즈 플레이트

 

머리조심

노란 글씨로 적힌 ‘머리조심 4F’와 빨간색 삼각형의 경고 심벌이 보인다면 그곳이 맞다. 닫힌 쪽문을 열고 허리를 반쯤 숙여 들어가야 하는데, 가게 이름 그대로 머리를 부딪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지도 앱을 켜지 않고는 찾기 힘든,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그냥 지나치기 쉬운 을지로의 뉴 힙 플레이스다. 길을 걷다 보면 굳게 닫힌 철문이 눈에 띄는데, 허리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쪽문이 입구다. 계단을 올라 4층 502호 문을 열면 작은 아지트 같은 원룸이 등장하는데 머리조심 표지판, 레고 머리 컵, 아그리파 두상등 ‘머리’와 연관되는 소품이 재미있다. 안주가 맛있어 ‘맛집’으로 소문났다. 다시 한 번말하는데 머리 다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

info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18길 25-2 문영빌딩 4층 502호 오픈 오후 7시~ 11시 30분(월·화요일 휴무) 대표 메뉴 머리조심 팩맨 플레이트, 빅웨이브 생맥주

사진 김동환, 이근수, 머리조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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