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올해도 ‘수입차’에 명운 맡기는 한국GM, 통할까
  • 윤시지 기자(sjy0724@sisajournal-e.com)
  • 승인 2019.01.10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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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EV 물량 확대, 트래버스·콜로라도 등 SUV 출시 예고…“출시 시기, 가격 책정 고심해야”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지난해 판매 부진이 깊어진 한국GM이 올해 주문자상표 부착 생산방식(OEM) 수입차를 들여와 회복의 기반을 다진다는 복안이다. 한국GM은 올해 전기차 볼트EV의 물량을 확대하고 콜로라도, 트래버스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입을 검토하며 내수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올해도 내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업황은 마냥 밝지 않다. 그간 판매량의 발목 잡았던 가격 논란을 불식하고 OEM 수입차의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지 주목된다.

10일 한국GM에 따르면 전날부터 전국 전시장을 통해 전기차 볼트EV의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올해 들여올 볼트EV의 물량은 지난해 4700여대보다 약 50% 늘어난 7000대 규모로 추정된다. 지난해 볼트EV가 사전계약 당일 준비 물량이 모두 계약되는 등 인기를 끌면서 회사 측도 물량 확보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이후 부진의 늪에 빠진 한국GM에게 안정적인 내수 확보는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제너럴모터스(GM) 북미공장에서 생산, 수입되는 볼트EV는 한국GM의 승용 부문 판매량 중 6%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전 차종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다.

지난해 한국GM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0만대에 미달하는 우울한 내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야심차게 들여온 중형 SUV 이쿼녹스가 반년 간 1718대 팔리는 데 그쳤고 크루즈, 올란도 등 일부 모델이 단종 되면서 전체 실적은 전년 대비 33.1% 떨어졌다. 내수 전체 판매량 중 45%를 책임지는 경차 스파크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 볼륨 모델이 없는 점도 문제다. 다만 신형 말리부와 소형 SUV 트랙스가 점차 판매량을 키워가는 점은 위안이 됐다. 

이에 한국GM이 올해 들여올 OEM 수입차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회사 측은 제품군을 확대해 우선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계획이다. 특히 북미서 높은 인기를 끄는 픽업트럭 콜로라도, 대형 SUV 트래버스 등 SUV 신차 출시가 거론된다. 이들 둘 모델을 들여와 트랙스-이쿼녹스-트래버스로 이어지는 제품군을 구축하고 콜로라도를 필두로 픽업트럭 수요층을 공략할 방침이다. 두 모델을 가져올 경우 한국GM은 총 7개의 OEM 수입차 제품군을 갖추게 된다. 기존에 들여오던 전기차, 스포츠카, 대형 세단 등과 달리 최근 시장 규모를 키워가는 SUV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기대감도 반영됐다. 

그러나 업계선 지난해 이쿼녹스의 흥행 실패 이후 한국GM의 신차 전략에 대해 의문부호를 붙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이쿼녹스의 동급 차종 대비 가격이 다소 높다는 논란을 사면서 신차 효과가 한풀 꺾였다. 지난해 하반기 경쟁 차종인 현대차의 싼타페가 5만대, 기아차 쏘렌토가 3만대, 르노삼성의 QM6도 2만대 규모로 팔릴 동안 2000대도 팔리지 못한 이쿼녹스의 부진은 더 뼈 아프게 다가왔다.

이로 인해 한국GM은 올해부터 주요 제품의 가격대를 새롭게 책정하기에 나섰다. 이쿼녹스는 최대 300만원을 하향 조정해 LT는 3200만원, 프리미어는 3500만원으로 가격대를 낮췄다. 스파크는 트림별로 LT 50만원, 프리미어는 15만원 인하했고, 트랙스는 트림별로 30만~84만원을 깎는다. 임팔라는 전 트림을 200만원 내린 3000만원대 초반 가격에 판다.

한국GM은 콜로라도, 트래버스 수입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 하지만 과열된 내수 경쟁으로 녹록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SUV가 호조세를 타고 있지만 이미 상품성을 검증받은 제품들이 기존 시장 수요를 꽉 잡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트래버스가 출사표를 내는 대형 SUV 시장은 현대차의 팰리세이드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말 현대차가 출시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3000만원 중반대로 시작하는 가격대를 앞세워 사전계약 2만여대를 따냈다. 대형 SUV 시장의 잠재력과 함께 시장 수요의 쏠림 현상을 방증했다. 트래버스가 가격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3000만원 중반대 이하에서 가격을 책정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콜로라도가 진입하는 픽업트럭 시장은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가 판을 키웠다. 지난해 렉스턴 스포츠는 내수 4만대 판매를 돌파한 데 이어, 이달 초 적재공간을 늘린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시하며 시장 기틀 굳히기에 나섰다. 올해 두 모델의 연간 판매량 목표는 총 4만5000대다. 콜로라도는 지난해 5월 한국GM이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내서 만나고 싶은 차종' 설문 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렉스턴 스포츠의 가격이 2000만원 중후반대부터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 제원 비교에 앞서 콜로라도의 가격대를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형성해야 한다. OEM 수입차의 경우 해외 공장에서 생산, 수입 판매돼 국내 제작차에 비해 비교적 가격 책정과 물량 대응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OEM 수입차의 경우 비싸다는 가격 논란에 휘말려 좋은 차를 들여와도 경쟁력을 크게 발휘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수입 모델이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결국 국산차로 본다. 출시 시점이 다소 늦은 상황에서 가격 책정을 고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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