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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즉시 ‘랜드마크딜’…넥슨 매각, 관건은 신규 IP
  • 황건강 기자·CFA(kkh@sisapress.com)
  • 승인 2019.01.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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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울 것 없는 텐센트…불리한 협상 테이블
사모펀드 인수설 거론…“추가적인 IP 확보 없이 수익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
김정주 NXC 대표가 보유 지분 매각을 사실상 인정하면서 넥슨 매각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인수 자금 규모에 마땅한 인수후보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넥슨이 흥행 게임 IP를 보유한 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성장한 만큼 사모펀드들에게도 더 이상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는 점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사모펀드 업계 일각에서는 게임 개발보다 운영에 강한 넥슨에 베팅하는 대신 매력적인 게임 IP를 보유한 업체를 인수하는 쪽이 투자회수에 유리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 이미지=시사저널e
넥슨 매각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 이미지=시사저널e

 

넥슨 매각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새해 벽두부터 게임업계와 인수합병(M&A)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의 선구자이자 글로벌 게임 업계을 선도하는 기업의 주인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에 벌써부터 10조원 이상의 빅딜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주 NXC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회사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으며 넥슨을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되는 여러 방안을 두고 숙고중이라며 사실상 매각설을 인정했다. 

NXC는 NXC가 일본에 상장된 ㈜넥슨을 지배하는 회사다. ㈜넥슨은 다시 넥슨코리아를 지배하면서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다. 따라서 NXC의 주인이 바뀔 경우 국내 최대 게임업체의 주인이 바뀌게 된다. 넥슨의 상징성과 현금흐름을 감안하면 업계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딜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일본에 상장된 ㈜넥슨의 시가총액은 1조3700억엔(약14조원)에 달한다. NXC가 보유중인 ㈜넥슨의 지분율은 지난해말 기준 50.03%기 때문에 다른 종속회사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산술적으로도 7조원 이상의 가격이 붙는다. 여기에 NXC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업체들의 지분을 감안하면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거래 성사시 단번에 업계 랜드마크딜로 기록될 만큼 고액이다. 이 때문에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넥슨 매각설이 부각된 후 거론되는 인수후보는 중국 IT공룡 텐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 IT공룡 텐센트에게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예상이다. 게임업계를 벗어나면 사모펀드들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사모펀드 일각에서는 넥슨이 바이아웃 대상으로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M&A후 수익을 극대화했던 넥슨의 성장 기록이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인수후 기업가치를 높이기 어려운 점으로 지목된다. 지금까지 넥슨은 흥행에 성공한 게임 지적재산권(IP)나 회사 자체를 인수한 뒤 운영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빠른 성장을 달성했다. 이런 방식은 사모펀드들의 전략과 일치한다. 일각에서는 보유중인 게임IP의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는 넥슨의 기업가치는 지금이 정점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가격 이상으로 넥슨 매각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신규 게임IP의 성공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인수후보에 텐센트 거론…과감한 베팅에 나서기 쉽지 않아

게임업계에서 텐센트는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는 곳으로 손꼽힌다. 이미 수년전부터 국내 IT업체 인수나 지분 투자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문제는 텐센트에게 넥슨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최근 실적만 놓고 보면 현재 넥슨은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회사다. 그러나 주요 게임들의 이용자 지표가 하향세라는 점이 부담이다.

넥슨은 카트라이더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장기간 흥행에 성공한 게임 IP(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던전앤파이터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캐쉬카우가 없다. 더구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PC온라인게임의 아성에 버금가는 성공 사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을 기준으로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00위권 내에 이름 올린 넥슨 게임은 피파온라인(24위)과 메이플스토리(43위) 엑스(45위), 오버히트(81위), 삼국지 조조전(98위) 등 5개뿐이다.

중국 최대 게임회사 텐센트도 넥슨의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동시에 M&A업계에서는 자금력과 인력 등 가용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더구나 넥슨의 캐쉬카우인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배급을 맡고 있다. 이 계약은 지난 2016년 연장돼 오는 2026년까지 적용된다. 넥슨의 주인이 바뀌어도 실질적인 타격이 없다.

현재 넥슨 전체 영업이익에서 던전앤파이터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넥슨의 2017년 영업이익은 1조1300억원 수준인데 비해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인 네오플의 영업이익은 1조636억원에 달한다. 이 실적의 대부분은 중국 시장에서 나온다. 중국에서 해당 게임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고 있는 텐센트 입장에서는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아쉬울 게 없다. 넥슨 인수에 나서더라도 과감한 베팅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텐센트가 과감한 움직임을 보였다면 프라이빗딜로 마무리 됐을텐데 시장에 티저레터(Teaser Letter)를 돌렸다는 것은 김정주 대표 입장에서도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갈 포인트가 필요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M&A업계 관계자는 텐센트는 이미 수년전부터 국내 IT업체 인수나 지분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2년여 전부터 한국에는 더 이상 투자할 만한 기업이 없다는 평가를 공공연하게 흘리고 있다게임업계를 누구보다 잘 아는 텐센트로부터 과감한 베팅을 이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A로 성장한 넥슨…사모펀드에게 기업가치 향상 여지 적어

텐센트가 나서지 않을 경우 대안으로 떠오르는 사모펀드들도 아직은 막연한 상황이다. 게임업계에서 넥슨이 갖고 있는 상징성은 대단하지만 향후 10조원 이상의 가치를 낼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려워서다. 사모펀드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이 사모펀드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buyout fund)들은 기업을 인수한 뒤 되파는 과정에서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투자기간은 통상 5~10년 가량인데 이 기간 뒤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만 성공적인 투자회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넥슨이 이미 인수합병을 통해 고도 성장하던 시기부터 사용하던 방법이다.

사모펀드들이 기업가치를 개선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세가지다. 재무구조를 개선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방법과 우수한 경영진을 배치해 성과를 내는 방법, 그리고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 등이다.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재무구조를 개선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넥슨에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 전략이 통용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재무상태가 악화돼 있어야 하는데 넥슨은 현금이 넘치는 회사다. 일본 전자공시시스템인 EDINET에 따르면 일본에 상장된 ㈜넥슨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9월말 기준 6470억엔(약6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현금성 자산과 예금, 금융자산 등으로 5272억엔(약 5조4000억원) 규모다. 반면 차입금 등 금융부채는 30억엔(약 300억원)에 불과하다.

우수한 경영진을 확보해 경영성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도 쉽지 않다. 넥슨은 국내 게임업계의 선구자인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선도업체다. 다른 업체들도 넥슨 출신을 모셔가는 상황에서 이보다 더 뛰어난 경영진을 찾기 어렵다. 더구나 김정주 대표가 NXC로 물러나면서 넥슨코리아의 대표직은 평사원 출신 인사가 맡고 있다. 경영진만 놓고 보면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 발탁이 진행되는 셈이다. 현재 넥슨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이정헌 대표는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히트와 다크어벤저, 엑스, 오버히트 등으로 성과를 낸 인물이다.

추가적인 게임 IP 없이 수익 늘리기 쉽지 않을 것

불필요한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축소 역시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넥슨 뿐만 아니라 게임업계에서는 이미 인력 구조조정을 빈번하게 진행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넥슨 매각설이 알려지자 넥슨 그룹 내에서는 구조조정을 걱정하는 직원들의 노조가입을 문의하는 직원들이 크게 늘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에서는 신규 게임 개발시 야근이 집중되고 개발이 끝나면 성과가 좋든 나쁘든 퇴사가 당연시 될 정도로 이미 인력 구조조정이 빈번한 곳이라며 지금 수준 이상으로 인력을 타이트하게 관리하기 어려워 비용절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사모펀드들 역시 넥슨은 과감한 베팅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규 게임IP 기대감이 크다면 향후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겠지만, 최근 수년간 넥슨이 직접 개발해 성공한 게임을 찾기 어렵다. 더구나 넥슨은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에도 자체 개발 보다는 M&A로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현재 넥슨의 캐쉬카우인 던전앤파이터 역시 네오플을 인수하면서 확보한 게임이다. 인수 당시에는 고가 인수 논란이 나오기도 했지만 넥슨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투자금 이상의 현금흐름을 만들어 냈다. 던전앤파이터가 지난 2017년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만 1조원이 넘는다. 사모펀드 입장에서 넥슨은 자신들의 투자 방식을 이미 수행하고 있던 셈이다.

한 넥슨 관계자는 전세계 게임 업계에 부분유료화 방식을 처음 도입한 것도 넥슨이고 게임 수명 훼손을 최소화시키면서 매출을 어느 정도까지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 가장 잘 아는 곳도 넥슨이라며 사모펀드가 인수한다 해도 추가적인 IP 확보 없이 수익을 늘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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