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여명 넥슨 직원들 ‘좌불안석’…실험적인 프로젝트들도 중단 위기

최근 넥슨 매각설이 불거진 가운데 게임업계는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넥슨 매각설이 불거진 가운데 게임업계는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넥슨 매각설이 불거진 가운데 게임업계는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현재 업계 1위인 넥슨이 게임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이 중국 게임사에 매각될 경우 중국 자본의 국내 시장 침투가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게임업계가 맏형 넥슨의 매각설에 술렁이고 있다. 김정주 NXC 대표는 넥슨 매각설이 불거진 이후 공식 입장을 내놨다. 김 대표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이라며 넥슨 매각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사실상 넥슨 매각을 인정한 셈이다.

현재 넥슨의 유력 인수 후보로는 중국의 텐센트가 거론되고 있다. 텐센트는 현재 ‘던전앤파이터’ 등 넥슨 게임의 중국 퍼블리싱을 담당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16년에는 ‘클래시오브클랜’으로 유명한 핀란드의 모바일게임 개발사인 슈퍼셀을 10조원에 사들인 전적이 있다. 

문제는 넥슨 매각 이후다. 사실상 국내 게임사 중에는 넥슨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곳이 없다. 현실적으로 텐센트 등 중국계 게임사 또는 사모펀드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중국 게임사에 매각될 경우 중국 자본의 국내 시장 침투가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과거 PC 온라인게임이 대세이던 시절에는 국산 게임이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으나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된 지금에는 오히려 중국산 모바일게임이 국내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넥슨의 경우 국내 게임업계를 상징하는 회사 중 하나다. 국제게임전시회인 ‘지스타’를 포함해 다양한 행사 지원 및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왔다. 특히 지스타의 경우 ‘넥스타’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넥슨의 지분이 상당히 컸다. 넥슨 매각 이후에는 지스타 규모 역시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6000명에 달하는 넥슨 직원들의 향후 거취도 문제다. 어느 곳에 매각되던 간에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금의 넥슨은 과거 인기 게임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되는 구조다. 신규 게임 중 흥행작은 손에 꼽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주인을 맞이할 경우, 현재 돈이 되지 않는 프로젝트 및 부서는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미 개발력에 있어서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은지 오래”라며 “만약 넥슨이 중국계 회사에 넘어갈 경우 개발 부서 대부분은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그들이 필요한 것은 개발 인력이 아니라 넥슨이 보유한 인기 IP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넥슨은 흥행과 상관없이 실험적인 게임들을 여럿 출시해 왔다. 여러 인디게임을 비롯해 ‘듀랑고’ 등 기존에는 볼 수 없던 참신한 게임들을 유저들에게 선보여 왔다. 국내 게임사 중 이러한 도전을 할 수 있는 곳은 업계 1위인 넥슨이 사실상 유일하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매각이 진행될 경우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대다수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넥슨 매각이 국내 게임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넥슨이 텐센트에 매각된다고 가정해도 국내 게임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넥슨은 최근 수 년간 PC, 모바일 분야에서 다양한 신규 게임을 출시해왔으나 주력지역인 중국과 한국에서는 2008년 중국에서 출시된 던전앤파이터, 2006년부터 시리즈로 출시되고 있는 피파온라인이 각각 매출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신규 IP의 파급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모바일게임이 게임 시장 주류를 차지하고 있고 수익구조가 중국 로열티 중심인 넥슨이 게임업계에 미칠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형게임사 관계자는 “넥슨의 매각설은 국내 게임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국내 게임산업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다. 넥슨이 어떤 결정을 내리던 그 후폭풍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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