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 씨티은행장 “2019년은 더욱 도전적인 해가 될 것”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자신감을 갖고 전략을 잘 실행해 성장하자”
외국계 은행 작년 당기순익은 저하, 대출 연체율은 증가

(왼쪽부터) 박종복 SC제일은행장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 사진=시사저널e
(왼쪽부터) 박종복 SC제일은행장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 사진=시사저널e

작년 실적 부진을 겪은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외국계은행들이 올해도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산업은 올해 경기 불황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수익 전망이 좋지 않다. 또 금리 상승이 예상돼 건전성 관리 부담마저 커졌다. 이 외에도 국내 은행들의 공격적인 영업 확대와 함께 제3·4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본격화되면서 외국계은행의 마주칠 영업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 “올해 어려운 도전 기다리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올해 박진회 행장이 신년사에서 내놓은 4가지 전략에 집중해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박 행장은 올해 중점 추진 사항으로 ▲고객 중심 문화 구축 ▲디지털화 가속 데이터 역량 강화 ▲내부통제 개선 등을 제시했다. 

박 행장은 “매년 어렵지 않은 해가 없었지만 2019년은 더욱 도전적인 해가 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 미-중 무역 분쟁, 경기 둔화 등 부정적인 경제 환경이 예상되며 금융소비자 보호 기조 강화, 개인대출 관리 강화 등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도전적인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는 각 비즈니스가 목표한 수익과 성장을 달성함으로써 사업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어려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며 “지금까지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올 한해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어 내자”고 전했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본점에서 2019년 신년 타운홀을 개최하고 “우리는 스스로를 차별화하고 혁신할 능력이 있다”며 “자신감을 갖고 전략을 잘 실행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자”고 강조했다. 

박 행장은 이어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이 될 기회가 확실히 존재한다고 본다”며 “우리에겐 차별화하고 혁신할 능력이 있으니 최대한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직원의 복지도 강조하며 “주 52시간 근무 제도는 일하는 방식을 선진화시키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며 “유연한 접근과 책임감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외국계은행, 수익 저하에 대출 연체율 상승 중

작년 수익을 보면 올해 두 행장의 어깨는 무거워진다. 씨티은행의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582억원으로 지난해 1722억원보다 8.2% 감소했다. SC제일은행의 당기순이익 하락 폭은 더 컸다. SC제일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009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5% 줄었다. 

영업이익도 줄었다. 씨티은행은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2099억원 거둬 작년 3분기 누적 2289억원에서 8.3% 줄었다. SC제일은행의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누적 2540억원으로 22.58% 감소했다. 

수익성 지표도 하락했다. 씨티은행의 3분기 누적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04%포인트, 0.35%포인트 감소한 0.41%, 3.16%를 나타났다. SC제일은행의 3분기 누적 ROA, ROE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0.11%포인트, 1.20%포인트 하락한 0.41%, 5.58%를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도 나빠지고 있다. 씨티은행의 작년 3분기 기준 대출 연체율은 0.83%를 기록했다. 2017년 말보다 0.03%포인트 증가했다. 2016년 말과 비교해 0.08%포인트 늘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37%로 2016년 말 이후 동일하나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씨티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89%로 2017년 말보다 0.07%포인트 늘었고, 2016년 말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SC제일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개선 중이다. 대출 연체율은 작년 3분기 기준 0.28%를 기록했다. 전년 말보다 0.03%포인트 줄었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0.21%포인트 개선된 0.49%를 기록했다. 다만 가계대출이 0.02%포인트 늘어난 0.2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총 연체율은 0.25%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총 연체율도 0.24% 수준을 나타냈다. 두 은행이 시중은행 연체율보다 높은 가운데 특히 씨티은행의 연체율이 약 3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내수침체 등의 영향으로 대출 연체가 늘 수 있다며 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경기 불황과 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차주의 대출 연체가 은행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수익성과 연체율이 올해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율 축소가 예상되고 이에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은행 업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외국계 은행 수익이 국내 시중은행보다 증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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