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이동 성공가능성 2013년 53%에서 2017년 38%로 감소
직장 다니는 청년들 취준생보다 계층이동 성공가능성 낮게 봐
첫 직장은 계층이동 징검다리 아닌 종착지라는 분석

 

학자금, 생활비 등을 대출하는 대학생·청년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취업을 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힌 사회초년생 규모가 커지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학자금, 생활비 등을 대출하는 대학생·청년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취업을 하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힌 사회초년생 규모가 커지고 있다. / 사진=셔터스톡

 

청년들의 지위 상승에 대한 희망이 희미해져간다. 과거에는 부모의 학력과 직업에 따라 계층 상승이 가능하다고 여겼지만, 현재는 결국 계층도 타고난다는 ‘금수저’ 계급론이 청년층에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실린 ‘청년층의 주관적 계층의식과 계층이동 가능성 영향요인 변화 분석’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새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에 대해 희망을 품는 청년이 크게 줄었다.

2013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응한 30세 미만 청년 가운데 자신의 계층이동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본 청년은 53%였지만, 2017년 조사에서는 38%로 15% 포인트 떨어졌다. 청년의 주관적인 계층(상상·상하·중상·중하·하상·하하) 의식은 가구소득이 높고, 자가 주택에 거주하고, 아버지의 학력이 높고, 서울에 사는 경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구소득이 계층 의식에 미치는 영향력은 2017년에 크게 높아졌다. 소득 월 700만원 이상인 가구에 속한 청년층은 100만원 미만 청년층보다 계층의식이 한 단계 높아질 가능성이 2013년에 5.14배였으나, 2017년에는 8.22배로 크게 뛰었다.

또 경제활동에 대해서도 청년의 새로운 인식도 드러났다.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를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사람보다 계층 상승 가능성을 20%나 낮게 봤다. 이는 곧 첫 취업이 계층상승의 사다리가 아닌, 종착지가 될 수 있다는 인식으로 풀이된다.

청년들은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가 안 하는 경우보다 계층 상승 가능성이 오히려 20% 낮아진다고 판단했다.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사람이 계층이동에 더 유리하다는 것으로, 첫 취업이 계층 상승의 '징검다리'가 아니라 '함정'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원이 사회의 계층을 결정한다는 '수저계급론'이 실제 나타나고 있고, 계층 고착화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석 결과"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