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제약사, 연임 여부 관련 ‘묵묵부답’…결국 오너 의지 중요 관측

이성우 삼진제약 대표(좌)와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우) / 사진=각 제약사
이성우 삼진제약 대표(왼쪽)와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 / 사진=각사

약업계의 백전노장인 이성우 삼진제약 대표와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가 올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로 예정된 각 제약사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대표이사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성우 삼진제약 대표와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 오흥주 동국제약 대표, 유희원 부광약품 대표 등이 대표적 인물들이다. 특히 이성우 대표와 김동연 대표는 고령에 대표이사 재임 기간이 10년을 넘은 사례여서 주목 받고 있다. 

우선 이성우 삼진제약 대표는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2001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으로 일해왔다. 18년간 대표로 장기집권한 것이다. 1945년생인 이 대표는 만으로 73세다. 중앙대 약대를 졸업한 약사 출신인 그는 1941년생 동갑인 조의환 회장, 최승주 회장 등 두 명의 삼진제약 오너들과 함께 회사의 각자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대표 연임 여부에 대해 회사측은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대표가 연임될 것으로 예상되는 근거는 회사 실적이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 1957억700만원, 영업이익 439억700만원, 순이익 340억1600만원 실적을 올렸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21.6%와 23.1%, 22.6%를 각각 기록해 사상 최고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또 조 회장과 최 회장 2세들에게 경영을 맡기는 것이 시기상조라는 판단이 들면 경험이 많고 노련한 이 대표가 계속 집권하는 것이 두 명 오너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계산도 작용할 수 있다. 70대 3명의 각자 대표가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 구도다.

반면, 현실적으로 고령의 나이가 이 대표 연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지난해 말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 결과, 197억2886만9810원의 추징세액을 부과 받아 납부한 점도 거론된다. 임직원들에게 제공되는 인센티브도 지난 2017년 기본급의 150%에서 지난해는 세무조사 여파로 100%로 삭감됐다.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는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2008년 3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09년 5월 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11년간 일양약품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일양약품도 김 대표 거취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김 대표 연임에 대해 회사 내에서) 이야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 연임은 일양약품의 연구개발(R&D) 측면에서 분석이 가능하다. 알려진 대로 김 대표는 지난 1976년 일양약품 중앙연구소에 입사한 후 차세대 항궤양제 ‘일라프라졸’ 개발·기술계약 체결과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 등 개발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회사에 꼭 필요한 R&D(연구개발) 전문가가 김 대표라는 의미다.    

일양약품의 대표적 신약인 ‘놀텍’과 슈펙트 매출이 지난해 300억원과 60억원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김 대표 존재가 회사 신약개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김 대표의 존재 의미는 R&D와 신약개발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2월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이사장을 맡아 현재도 재임 중인 김 대표는 R&D 분야에 있어 업계 전체를 대표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1950년생인 김 대표 나이와 오너 3세인 정유석 일양약품 부사장의 존재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그가 물러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설 연휴가 끝나고 2월에 들어서면 대표 연임 여부에 대한 내부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결국은 오너 의지가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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