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야제 행사에 노조원 1만명 이상 운집…노사 임금피크제 등에서 타협 못 찾아

KB국민은행 노조가 7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열었다. / 사진=이용우 기자
KB국민은행 노조가 7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열었다. / 사진=이용우 기자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사측과의 막판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8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동조합은 이번 총파업을 기점으로 2, 3월에도 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7일 국민은행 노조는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열었다. 이날 전야제에는 전국의 국민은행 노조원 1만여명이 모여 파업 의지를 다졌다. 노조는 사측과 6일 밤부터 총파업 전야제 전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주요 쟁점 사안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총파업 전야제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노조는 사측과 지속적인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타협이 결렬됐다. 일요일 저녁 7시부터 이날 새벽 5시까지 밤샘교섭을 했고 이어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새벽까지 논의됐던 이야기들을 사측이 뒤집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내놓은 안건 수용을 협상 카드로 삼아 결국 교섭이 결렬된 것”이라며 “오늘 저녁까지도 교섭 타결 가능성이 있느냐는 사측 질문에는 ‘그럴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을 것 같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도 전야제 행사장에서 “허인 행장에게 교섭할 의지가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했으나 연락이 없다”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성과급에 대한 여론의 비판에 대해서도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큰 수준이 아니다”며 “성과급에선 이견을 좁혔다. 하지만 사측이 임금피크제와 페이밴드(호봉상한제) 등을 놓고선 산별교섭 합의를 미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허인 행장은 이날 오후 3시 임직원 담화 방송을 통해 “시간 외 수당을 합쳐 300% 상당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페이밴드에 대해선 “소홀한 업무 태도로 직원 근로의욕까지 꺾는 일부 극소수 사람을 염두에 둔 최소한의 조치”라며 노조의 완전 폐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 행장은 또 직급체계 최하단인 LO 직원에 대한 대우 개선에 대해선 “논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는 “임금피크 대상 직원 수가 경쟁 은행보다 월등히 높다”며 “임금피크제도의 제도 개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단순한 성과급을 위한 파업이 아니다. 잘못된 제도와 차별에 대한 경영자에 대한 파업”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전야제를 시작으로 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총파업을 진행한다. 이번 파업은 2000년 주택은행과의 합병 당시 단행된 파업 이후 1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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