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토요타 판매량 전년 比 43.4%↑…신차 출시·틈새 공략해 반짝 반등
혼다·닛산 두 자릿수 감소세, 1강2약 구도 재편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지난해 아우디‧폴크스바겐이 예열을 다지는 동안 토요타코리아가 안정적으로 세를 굳히며 업계 3, 4위 수성에 성공한 모습이다. 같은 기간 한국닛산, 혼다코리아가 신차효과를 보지 못하고 부진한 까닭에 일본 수입차 업체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올해 시장 선두인 독일 수입차 업체가 신차 공세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토요타가 시장 점유율을 지켜낼지 주목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토요타는 전년 대비 43.4% 증가한 1만6774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업계 판매대수 3위를 기록했다. 이에 전년 대비 1.4%포인트 오른 6.4%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갔다. 특히 지난해 주력 제품인 캠리는 3869대, 캠리 하이브리드는 5595대 팔리며 전년 대비 각 67.7%, 64.6% 판매량이 늘었다. 지난해 제품군에 추가된 프리우스C도 1180대 팔리며 실적을 보탰다. 

여기에 한 지붕 고급차 브랜드인 렉서스의 판매량을 더할 경우 총 판매량은 3만114대로 집계된다. 지난해 4월 국내 복귀한 아우디폴크스바겐의 합계인 2만7840대를 2000대가량 웃도는 성적이다. 같은 기간 토요타‧렉서스는 시장 점유율 11.6%를 지켜냈다. 업계서 당초 지난해 아우디, 폴크스바겐의 복귀 이후, 토요타의 실적이 크게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실적으로 보인다. 지난해 복귀한 아우디, 폴크스바겐이 예열을 다지는 동안 안정적으로 세를 굳힌 것으로 풀이된다.

신차 수급 전략도 국내 차량 인도 기간을 단축하면서 적기 공급을 가능케 한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는 지난 2017년엔 신형 캠리 물량을 일본 츠츠미 공장으로 돌리면서 북미서 생산되는 대형 세단 아발론, 미니밴 시에나를 제외한 모든 제품군을 일본에서 들여오게 됐다. 토요타 관계자는 “일본 공장에서 수입할 경우 북미 공장과 달리 관세를 물게 되지만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져 고객 인도 시간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세가 가파른 수입 하이브리드차량(HEV) 호조도 등에 업었다. 지난해 수입 HEV는 전년 대비 32.9% 증가한 3만360대 팔리며 연료별 차종 시장 점유율 11%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디젤 차량 판매량(10만6881)이 2.8% 줄어든 점과 대비된다. 또 전년 대비 23.2% 판매량이 늘어난 가솔린 차량(12만3273대)보다 성장세가 가파른 점도 주목할 만 하다. 

반면 같은 기간 혼다, 닛산은 실적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토요타가 지난해 신차 출시가 지연된 혼다, 닛산의 반사이익도 가져간 모습이다. 혼다는 지난해 국내서 7968대 판매하면서 전년 보다 22.7% 판매량이 쪼그라들었다. 혼다는 지난 2017년 월 1750대 판매까지 기록했으나 일부 차종에서 녹 부식 등 품질 이슈를 겪은 이후 지난해 초 365대로 판매량이 기울었다. 그나마 지난해 5월 들여온 신형 어코드가 지난해 총 4468대 팔리며 전체 실적을 지키고 있지만 목표 판매량인 6000대엔 한참 못 미쳤다. 지난달엔 신형 파일럿을 들여왔지만 동급 시장에 현대차가 팰리세이드를 내놓으면서 수요 간섭이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닛산 역시 지난해 신차 출시가 전무한 까닭에 판매량을 견인할 유인이 없었다. 특히 2016년 배출가스 조작 혐의로 캐시카이가 판매 중단된 이후 준대형 세단 알티마에만 실적을 의존하면서 부진이 깊어졌다. 이달 대체 모델인 엑스트레일을 들여왔지만 국내 출시 시점이 다소 늦어진 모습이다. 올해 본격 인도되는 전기차 리프도 출시가 늦어지면서 한국GM의 볼트 EV,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기아차의 니로 EV 등 경쟁 모델에 시장을 내주는 모양새가 됐다. 지난해 토요타‧렉서스의 시장 점유율이 전년 대비 1.2%포인트 오르는 동안 혼다, 닛산의 부진으로 일본 수입차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1.3%포인트가 하락했다.

지난해 일본차 경쟁 구도가 1강2약으로 좁혀지면서 수입차 시장 경쟁구도가 재편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요타코리아가 아우디, 폴크스바겐의 공백 동안 HEV 제품군에 역점을 두는 사업 전략에 힘입어 안정적으로 세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물량 수급에 예열을 다진 아우디, 폴크스바겐이 올해 본격적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점은 점유율을 다시 내줄 가능성을 내포한다. 또 일본 수입차보다 할인 규모가 큰 점도 부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선 일본차와 독일차의 수요층이 달라서 크게 겹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디젤스캔들과 화재사태로 직접적인 반사이익을 누리기는 어렵지만, 디젤, 가솔린차를 앞세운 독일차와 달리 친환경차를 앞세우는 차별화 전략은 유효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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