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중기대출 점유율·해외진출 확대 예상…연체율 관리도 주요 과제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로 본점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로 본점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금융권 최초로 중소기업 대출 150조원을 돌파하고 기업고객 수 150만 시대를 열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신년사에서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둔 것과 관련해 이같이 설명했다. 김 행장은 작년 최대 실적을 역사적인 성과라고 표현했다. 개인 및 기업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고 비이자이익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동반자 금융’  패러다임을 만들고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하는 가운데 글로벌 영토가 넓어지며 수익 창출 가능성도 커졌다.

하지만 올해 기업은행으로선 수익 전망을 예측하기 힘들다. 국가 경제 지표가 작년보다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중소기업 실적이 악화되면 관련 기업대출이 많은 기업은행으로선 일반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불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금융권 전체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커지고 있어 리스크 관리가 올해 기업은행의 중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 사상 최대 실적·해외진출 확대 올해도 이어간다

김 행장은 신년사에서“‘성장을 위한 성장에서 벗어나 이익을 내는 성장으로 변모했다개인부문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있었고 기업부문에서 외환과 퇴직연금의 지속적인 성장이 있었다. 비약적인 성과를 거둔 신탁과 카드,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투자금융(CIB), 그리고 글로벌, 자금부문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 행장 말대로 기업은행의 3분기 연결 순이익은 1460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은행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다. 9월 기준 중소기업 대출은 1511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1%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 시장점유율은 22.6%1위를 유지했다.

최근엔 해외진출도 활발하다. 기업은행은 작년 12월 말에 인도네시아 현지은행인 아그리스(Agris) 은행과 미트라니아가(Mitraniaga) 은행 두 곳을 인수 완료하고 합병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인수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해외은행을 인수한 첫 사례다. 두 은행 모두 자카르타에 본점을 둔 상장은행이다. 아그리스 은행은 인도네시아 전역에 23, 미트라니아가 은행은 13개의 영업망을 보유한다. 특히 아그리스 은행은 외환라이선스를 보유해 현지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입 업무를 바로 지원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김 행장은 “‘IBK인도네시아 은행설립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블라디보스토크와 프놈펜에도 새롭게 진출했다이제 12개 나라에 63개의 해외점포를 가진 명실상부한 글로벌 뱅크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ATM 모습. 올해 경기가 악화될 전망에 따라 은행권의 대출 연체율도 높아질 예정이다. / 사진=연합뉴스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ATM 모습. 올해 경기가 악화될 전망에 따라 은행권의 대출 연체율도 높아질 예정이다. / 사진=연합뉴스

◇ 기업은행, 중기대출 연체율 상승에 리스크 관리 주요 과제

하지만 중소기업 대출을 기반으로 한 영업 방식 때문에 올해 기업은행 실적도 경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행장도 이런 이유로 불확실한 경제상황 속에서 중소기업들의 경영여건 전망이 밝지 않다금리 인상으로 수신 경쟁이 가속화되고 한계가구와 기업의 부실위험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기업은행 총 연체율은 0.55%를 기록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0.60%, 가계대출이 0.19%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 동기보다 0.07%포인트 하락한 1.3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총 연체율은 0.25%, 기업대출은 0.24%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총 연체율도 0.24%, 중소기업(소호 포함) 대출 연체율은 0.34%를 기록했다. 기업은행이 일반 시중은행과 비교해 기업대출 연체율이 2~3배가량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201811월 말 기준 기업대출 연체율은 0.86%1년 전보다 0.19% 포인트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전월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1.67%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소기업 대출이 0.67%0.03%포인트 올랐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0.40%0.02%포인트 증가했다.

금감원은 최저임금 인상과 내수 침체 등의 영향으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금리 상승과 경기 악화에 따라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마다 리스크 관리를 주요 과제로 내세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생산적 금융 요구에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는 중이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정책에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11월 말 중소기업 대출(개인사업자 제외) 잔액은 1476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8% 증가했다.

이에 김 행장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기금융시장 경쟁은 2라운드에 접어들어 초격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기대출 연체율과 관련해 “‘소기업 여신 심사시스템개선을 통해 소액 여신 자산에 대한 포트폴리오 개선과 건전성 강화 도모할 계획이라며 ·외부데이터를 활용해 여신이상거래 탐지에 최적화된 시스템(FDS)을 금융권 최초로 구축 중이다. 또 테마 점검을 통해 회생우려기업을 사전에 선별하고 컨설팅구조조정을 연계해 선제적 관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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