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화해모드, 강대강 투트랙 전략 펼쳐
中서 미국산 제품 ‘보이콧’ 현상 이어질 가능성
오는 7~8일 일시적 휴전 속 첫 대면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모습.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모습.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초부터 미·중 수교 40주년 축전을 교환하는 등 화해 모드로 분위기를 띄우면서도 이른바 ‘강대강’ 대치 국면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미·중 양국은 지난해 무역전쟁 여파로 상호 경계심이 높아져 있는데,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이 새해부터 정책 초점을 중국으로 맞추면서 압박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부터 무역전쟁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마찰을 빚고 있고 있다. 이에 향후 협상에서 양국이 어떠한 결과를 도출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최대 규모 거래’라고 언급하고 있지만, 협상 실무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난 40년간 협상에서 중국이 텅 빈 약속만 내놓고 실제 이행은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미국 내부에서도 중국을 대상으로 추가 관세 부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간 교류도 감소하고 있다. NYT는 지난달 31일 “중국 대학 내 미국 국무부가 설립한 미국 문화 교류센터가 폐쇄되거나 이름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이 세계 각국에 설립한 공자센터도 미국 내 여러 주립대에서 폐쇄되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과 협상을 원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미국산 제품, 특히 애플 제품을 배척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아이폰 불매운동을 강력하게 펼치고 있지는 않지만, 화웨이 스마트폰 등 중국산 스마트폰 구매 운동을 통해 미국산 제품을 보이콧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과 화웨이는 세계 스마트폰 1,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실제 애플은 ‘홀리데이 시즌’으로 불리는 연중 최고 성수기인 10~12월 분기에 이례적으로 실적 목표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미·중 오는 7~8일 베이징서 차관급 무역협상

이러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오는 7~8일 중국 베이징에서 차관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이는 지난달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 무역전쟁 휴전을 한 이후 처음 열리는 대면 협상이다.

중국 상무부는 4일 오전 “양측이 부부장(차관)급 통화를 해 이같은 일정을 확정했다”고 공식 홈페이지에 발표하면서 “제프리 게리시 USTR 부대표가 실무진을 이끌고 7~8일 중국을 방문해 양국 정상이 아르헨티나에서 이룬 중요한 공동 인식을 실천하기 위해 중국 측과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협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양국은 여러 차례 전화 통화로 의견을 교환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지난달 29일 통화 후 “협상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미국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통화해 다음 통화해 다음 무역협상 일정표와 로드맵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아울러 양측은 지난달 19일과 21일에도 차관급 통화를 했다.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인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었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국은 외국인투자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강제적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새로운 외국인투자법 초안을 마련했다. 특허 침해 배상을 강화한 특허법 개정한 초안도 심의헀다.

다만 이번 차관급 협상에서 양측이 중국의 ‘중국제조 2025’ 계획을 포함한 핵심 이슈에서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재원 정치평론가는 “일단 미·중은 90일간 일시적 휴전 기간에 돌입했지만 공산당, 사회주의 특성상 암묵적으로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을 얼마든지 펼 수 있다”며 “또 중국 사람들은 애국주의 측면에서 국산품(중국산 제품) 구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 평론가는 이어 “미국은 앞으로도 강경모드로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며 “다만 세계 경제가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만큼 긴장 국면을 끝까지 이어가면서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결판을 낼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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