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 노미나떼와 라이프스타일 숍 델라보테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사라는 취향으로 높이는 삶의 질에 대해 말했다.

사진=김덕창/ 취재협조= 노미나떼(@nominate.milano), 델라보테가(@dellabottega), 오블리크테이블(www.obliquetable.co.kr)
사진=김덕창/

집 안에 어떤 가구들을 두었는지 궁금해요. 제 취향대로 가구를 사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비용이 필요했어요. 신혼부부가 그런 가구를 갖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이탈리아 현지에서 가구를 가져오는 편이 더 합리적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출장을 갈 때마다 빈티지 시장에 들러 가구를 봤죠. 결과적으론 국내에서 제가 원했던 가구를 구매하는 비용보다는 어느 정도 절약되었어요.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나요? 서로 상반되는 물성을 가진 것들이 이루는 조화를 좋아 해요. 무채색의 단조로움보다는 다채로운 컬러가 주는 미감이 좋아요.

사진=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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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컬러를 넣는 일이 쉽지는 않은데요. 소품에서부터 포인트를 주는 방법으로 조금씩 범위를 넓혀가면 좋아요. 조명도 좋은 선택이죠. 좁은 공간에도 쉽게 들일 수 있을뿐 아니라 집 안의 분위기를 완전히 달라지게 하니까요. 저 역시 조명에서부터 시작했 어요. 조명에서 의자로, 의자에서 테이블로. 조금씩 취향의 범위를 넓혀 시도해보세요.

최근엔 ‘델라보테가’라는 이탈리아 스타일의 라이프스타일 숍을 론칭했죠? 라이프 스타일 디렉터로서의 목표가 있어요. 어딘가에 휩쓸리지 않는 나만의 취향을 모두가 갖게 되는 거예요. 어떤 스타일을 제안한다기보다는, 삶의 질을 높이는 것에 대한 의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사진=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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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포함되나요? 생활 전반을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옷, 인테리어, 사무실 책상 위까지. 거기서 오는 자신감과 스트레스 해소, 위안들이 삶의 질을 높여준다고 믿어요.

개인적으로 미드센추리 모던 빈티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이탈리아 유학 중에 바실리 체어를 알게 되었어요. 이탈리아가 생산국인 바실리 체어는 어딜 가나 눈에 많이 띄었죠. 학교 근처 가구점, 카페, 숍 어디에서나요. 처음엔 다소 차가운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그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그 의자가 뭔지 알아 내려고 하다 보니, 가구를 디자인한 디자이너의 철학과 다른 디자인들에 대해서도 알게 됐죠.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사진=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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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 체어의 디자인에 대해 어떤 점들을 알게 되었나요? 마르셀 브로이어라는 건축가가 디자인했다는 거요. 그는 독일에서 시작된 디자인 운동이자 학교였던 바우하 우스를 대표하는 인물이기도 해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인체에 편안한 디자인을 위해 정비례를 적용했고, 그 때문에 사람들의 눈에 아름다워 보이는 거예요. 이 가구가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물성과도 관련이 있죠. 따뜻한 색이 감도는 부드러운 가죽과 차가운 소재인 스틸의 조화가 견고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주죠.

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기초 지식이 있어서 더 잘 이해하는 것은 아닐까요?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그의 발상에 감탄하기 전까지는 저도 잘 몰랐어요. 나름의 공부를 하고 직접 경험해보며, 좋은 미감을 가졌을 뿐 아니라 오래 쓸 수 있는 가구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죠.

왜 빈티지인가요? 빈티지 가구만이 낼 수 있는 색채가 있어요. 목재, 가죽 등 사용할 수록 고유의 물성이 드러나는 소재라면 더 그렇죠. 평생을 쓴 가구로 기획된 것들은 오래될수록 더욱 견고해지는 것 같아요.

사진=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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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집 안에 두고 싶은 가구가 있다면요? 멤피스 사조를 이끈 디자이너 에토레 소트사스의 빈티지 가구를 집 안에 두는 게 꿈이에요. 컬러의 배치와 기하학적 도형 들을 조합한 요소, 면과 선의 조화는 지금 저의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디자이 너니까요. 만만치 않은 가격이니 쉽진 않겠죠(웃음). 하지만 대를 물려줄 평생 가구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취재협조/노미나떼(@nominate.milano),델라보테가(@dellabottega),오블리크테이블(www.obliquetab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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