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리테일·교보생명·현대오토에버·호반건설…조단위 상장 기대감
비교기업 주가 침체…대어급 상장 불리한 환경

지난해 부진했던 기업공개시장이 2019년을 맞아 기대감을 살리고 있다. 지난해 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던 대어급 업체들의 상장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 부진을 씻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올해 상장할 '대어'들로는 이랜드리테일과 교보생명, 현대오토에버, 호반건설 등이 주목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부진했던 기업공개시장이 2019년을 맞아 기대감을 살리고 있다. 지난해 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던 대어급 업체들의 상장이 이어질 경우 지난해 부진을 씻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올해 상장할 '대어' 가운데 교보생명과 이랜드리테일 현대오토에버, 호반건설 등이 주목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부진했던 기업공개시장이 2019년을 맞아 기대감을 살리고 있다. 지난해 자취를 찾아볼 수 없었던 대어급 업체들의 상장이 이어질 경우 그동안의 부진을 씻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대부분 업종이 침체돼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위축된 투심에 이미 상장된 종목들도 저평가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공개 시장은 신규상장 기업 증가에도 불구하고 공모 규모가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조단위가 넘는 대어급 업체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공모규모가 급격히 축소됐고 한 기업당 평균 공모 금액은 356억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공모규모 축소의 원인으로는 대어급 업체들의 실종이 지목된다. 따라서 올해 기업공개시장에서는 상장 대어들에게 거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조단위 업체 한두곳만 상장해도 지난해 공모규모를 뛰어 넘을 수 있어서다. 지난해 상장 문턱에서 제동이 걸린 업체들과 올해 중으로 상장을 예고했던 대어들의 상장이 이뤄진다면 기대감에 부합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조단위 상장사 한두곳만 상장해도…지난해 공모규모 육박

올해 상장 시장에 기대감을 불어넣을 대어급 종목으로는 이랜드리테일과 교보생명, 현대오토에버, 호반건설, 홈플러스리츠 등이 있다. 여기에 지난해 상장이 밀리면서 다시 상장 절차를 추진할 것이란 기대를 받는 현대오일뱅크와 카카오게임즈 등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12월 27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내고 올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2016년에도 한차례 상장을 추진한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재무구조 부담이 부각되면서 상장을 유보했다. 이어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다시 상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랜드리테일의 2017년 기준 실적은 매출액 2조618억원, 영업이익 1499억원이다. 이번 상장에서 공모할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상장에 성공할 경우 예상되는 시가총액은 2조원 가량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이 맡고 있다.  

국내 생명보헙업계 '빅3'로 꼽히는 교보생명도 올해 중으로 상장할 계획이다. 아직 공모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1~2조원 가량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정기이사회에서는 일단 상반기 중으로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고 대략적인 공모 규모를 확정할 것이란 내용이 거론됐다. 

◇증시 부진에 위축된 투심…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

문제는 국내 증시 부진이다. 위축된 투심에 이미 상장된 종목들도 저평가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는 올해 거래를 시작한 뒤 약세를 기록 중이다. 코스피는 지난 3일 1993.70에 마감하며 2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미 상장한 기업들도 주가 부진을 고민하는 상황이다.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위축됐다는 사실은 상장을 준비중인 기업들에게도 공모가를 낮추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대어급 기대주이 포진한 유통과 보험, 화학, 건설 등 업종 대부분이 부진한 상황이다. 당장 상반기 상장을 추진 중인 이랜드리테일을 고심하게 하는 요소다. 연내 상장이 예상되는 교보생명은 생보업 주가 침체가 장기화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공모 구조와 조달 자금 규모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에 성공한다면 올해 상장 종목 가운데 공모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오일뱅크도 정유업 부진이 관건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회계감리 이슈에 발목이 잡히면서 상장을 완료하지 못했다.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2월까지는 상장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무리하게 진행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시점을 재탐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정유 업황이 부진한 상황이라 무리해서 상장할 필요가 없어서다. 국내 정유업 상장사 가운데 비교 대상으로 꼽히는 에쓰오일의 경우 4분기 유가 하락 속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시가총액 합계치는 지난 10월 평균 35조원이었는데 정초부터 정유 주가의 급락이 두드러지면서 현재 26조원까지 하락했다"며 "유가 약세가 크게 작용을 했고, 정제마진도 약세를 보인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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