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베스파지수, 연초부터 사상 최고치 경신
연금개혁 등 경제정책 기대감 나와
여전한 경제불안, 가파른 상승곡선은 부담 요인

자료=키움HTS.
자료=키움HTS.

새해들어 글로벌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증시는 나홀로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연금개혁과 공기업 민영화 등 새 정부의 경제 정책이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브라질 경제에 대한 불안이 여전히 남아 있고 가파른 상승 곡선에 따른 부담감이 존재해 투자에는 유의해야 할 전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전날보다 0.61% 오른 91564.25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91012.31)를 하루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이는 다른 증시와 비교하면 두드러진 모습이다. 코스피는 올해 첫 거래일인 이달 2일 1.52% 급락했다. 3일에도 0.81% 내렸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일 0.08% 소폭 올랐지만 3일에는 2.83% 크게 내렸다. 일본 니케이 지수도 첫 개장일인 이달 4일 2.26% 하락한 채 장을 끝냈다.    

보베스파 지수의 최근 상승세 배경에는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있다. 브라질은 지난해 10월 극우성향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배출했다. 보우소나루는 대선 공약으로 연금개혁과 국영회사 민영화 추진, 세금 인하 등을 내세운 인사다. 그동안 브라질은 고질적인 부채 문제를 안고 있었는데, 이 문제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파울루 게지스 경제장관이 다음 주 초에 연금개혁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투심이 더욱 살아났다.

브라질 증시가 움직이자 관련 투자 자산들도 상승세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일 기준, 최근 3개월간 브라질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9.89%로 지역별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가장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라질의 새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 증시가 좋았던 셈이다. 최근 일주일 기준으로도 2.73%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신흥국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상승했다. 3일 미국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46% 떨어진(가치 상승) 달러당 3.754헤알에 마감됐다. 이날 환율은 지난해 11월 16일의 달러당 3.74헤알 이후 가장 낮다. 환율은 전날(-1.71%)에도 내리면서 헤알화 가치가 연일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여전히 브라질 경제 자체만 놓고 보면 긍정적이지 않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제 브라질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부채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2분기 말 브라질의 공공부채는 5조2000억헤알(약 142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77.2% 수준이다. 이는 중앙은행의 공식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6년 말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금 상황이 유지된다면 브라질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2019년 90.2%, 2023년 96.3%등으로 계속 늘어나 GDP보다 공공부채가 더 많아지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불어 브라질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분석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브라질 증시를 상승시킨 건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라며 “이러한 부분은 이미 증시에 반영됐다고 봤을 때, 향후 지수를 더 상승 시킬 기대 요인이 나올 필요가 있다. 그러지 못했을 때 가파른 상승에 따른 부담감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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