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6개월’…m² 가격 100만원 오르는데 걸리는 기간 점점 짧아져

지난 12월 기준 서울 지역 m²당 아파트 가격은 951만원을 기록했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지난 12월 기준 서울 지역 m²당 아파트 가격은 951만원을 기록했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서울 지역 아파트 m²당 1000만원 시대가 임박했다. m²당 800만원을 돌파한 지 1년도 안 된 시점이다.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상당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4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12월 기준 m²당 951만원을 기록했다. 매달 적게는 5만원 많게는 40만원씩 오르고 있어 연내 m²당 1000만원 시대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m²당 매매가격이 100만원 오르는데 걸리는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m²당 매매가격 600만원에서 700만원대 진입까진 13개월(2015년 4월~2017년 5월)이 걸렸다. 700만원에서 800만원대 진입은 10개월(2017년 5월~2018년 3월)이 소요됐다. 900만원대 진입까진 6개월(2018년 3월~2018년 9월)이면 충분했다.

 

월별 서울 아파트 m²당 매매가격.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월별 서울 아파트 m²당 매매가격.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시장에선 m²당 아파트 가격이 1000만원이 되면 실수요자들의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집값에 평(3.3m²)당 3300만원 가량을 지급할 수 있는 실소유자가 얼마나 되느냐는 것이다. 서울시 용산구 소재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m²당 아파트 가격이 1000만원을 평(3.3m²)으로 환산하면 3300만원”이라며 “DSR 확대 적용 등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그런 돈을 지급할 수 있는 실수요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서울 집값 하락으로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에 돌입했다’는 정부 주장과는 상반되는 내용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일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서울 집값이 하락하는 등 시장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며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 주장의 근거는 한국감정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 발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지난달 31일 기준 -0.09%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12일(-0.01%) 이후 8주째 하락세다. 

매매가격 변동률과 m²당 매매가격이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은 조사 방식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m²당 매매가격 측정엔 신규 단지의 예상 분양가가 포함된다. KB 부동산 관계자는 “m²당 매매가격을 계산할 땐 신규 단지의 예상 분양가를 포함한다”며 “변동률은 기존 단지들의 가격을 갖고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매가격은 오르는데 변동률은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어떤 기준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아파트 값은 상승세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하락세인 것처럼 나타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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