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들-불편한 시선]⑤ 에이즈, ‘죽음의 병’ 아니다
  • 차여경 기자(chacha@sisajournal-e.com)
  • 박견혜 기자 (knhy@sisajournal-e.com)
  • 변소인 기자 (bylin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1.03 17:2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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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세금낭비 결부” 근거없는 낙인도…25%는 차별‧혐오 뒷소문 겪어
“에이즈 환자 인권 위해 의료기관 차별‧독소조항 없애야”

 

매년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없애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그동안 에이즈는 ‘죽음의 병’이라는 편견에 휩싸여 있었다. 차별이나 인권침해를 받은 경험뿐만 아니라 자책, 죄책감 같은 내재적 낙인이 에이즈 환자들을 힘들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즈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이다.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가 몸 속에 들어와 면역기능을 떨어트리는 병이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통계를 살펴보면 2017년 국내 감염인은 1191명 정도다. 주로 20~40대가 전체 감염인 중 75.2%를 차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HIV 감염이 됐다고 해서 무조건 에이즈에 걸린 것은 아니다. 잠복 기간이 지난 후 판정기준에 속하게 되면 에이즈로 판정이 되는 것이다. 또한 물건을 함께 쓰거나 감염인과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는다. 성교와 수혈, 약물주사기 공동 사용으로 주로 감염된다. 1회 노출 시 감염 위험이 높은 것은 항문 성교가 아닌 수혈(92.5%)이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아직도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혐오는 지워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이해 지난해 12월 1일 서울 광화문에서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은 에이즈혐오 규탄집회를 열었다.

이날 발표된 공동 선언문에서 인권단체들은 “법에 명시된 감염인의 권리가 현실에서는 보장되지 않고 있다. 치료를 꾸준히 받고 있는 감염인은 타인에게 감염시킬 수 없다”며 “정부는 전파매개행위금지 조항을 없애고 미디어는 에이즈 환자들의 낙인과 차별을 강화하면 안된다. 질병과 혐오를 넘어 사람을 보라" 라고 주장했다.

표=조현경 디자이너
표=조현경 디자이너

한국 HIV 낙인 지표 조사(2016~2017)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차별경험에 대해 ‘자신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음을 인식한 것’과 ‘폭언‧모욕‧협박’을 각각 25%, 13.5%로 답했다. 사교모임 배제를 경험한 응답자는 7.7%, 다른 감염인으로부터의 차별은 7.7%였다. 가족활동배제라고 답한 응답자는 6.7%였다. 인권침해에 대한 경험으로는 보험가입 거부가 12.5%로 가장 많았다. 강제적 시술 혹은 검진도 6.7%나 됐다.

무엇보다 감염사실을 알고 자책, 죄책감을 느끼는 등 내제적 낙인의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나를 탓하기’라는 감정을 느낌 감염인은 75%에 달했다. ‘타인을 탓하기’라고 답한 감염인(20.2%)보다 배는 높다.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낀다고 답한 감염인은 51%, 64%로 과반수를 넘었다.

주요 혐오 시선으로는 ‘동성애를 하면 에이즈 걸려 죽는다’, ‘감염인은 세금도둑’이 꼽혔다. HIV/AIDS에 대한 20대~30대 HIV 감염인의 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감염보다 에이즈에 대한 비난이 더 힘들다고 답한 응답자는 87.9%였다. ‘동성애를 하면 에이즈 걸려 죽는다’는 발언에 화가 나고 속상하다고 답한 사람은 74.6%였고, 가능한 영향을 받지 않으려 한다는 응답자는 50.8%였다. 그러나 자살 충동을 느낄만큼 힘이 든다는 답변도 17.3%나 됐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염인은 “HIV 확진 이후에는 정부의 관리를 받게 된다. 하지만 만약 감염이 됐다는 것을 등록한다면 사회생활에 피해를 입을까봐 꺼려져 의료기관을 찾지 않은 감염인들이 많다. 용기내 찾아가더라도 결국 의료인들이 편견의 시선으로 진료를 거부하기도 한다”며 “에이즈가 죽음의 병이라는 공포감부터 없어져야 한다. 치료를 받고 약을 먹으면 감염인도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토로했다.

결국 인권단체들은 에이즈에 대한 혐오에 대한 시선과 차별을 지우기 위해서는 인권침해 독소조항들을 개정하고 의료기관, 학교 등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통계에 따르면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이 에이즈 예방 및 감염인을 위한 인권 운동을 지금보다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83%였다.

캔디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국내외연대팀장은 “에이즈의 감염원인은 굉장히 다양하다. 일부 혐오 세력들은 동성애, 항문성교만을 부각시키고 강조한다”며 “공동의 적을 만들거나 동정의 대상으로 (에이즈 환자들을) 지정하며 혐오 세력들 스스로 결집하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캔디 팀장은 “동성애 혐오와 HIV/AIDS 혐오는 다르지 않다. 혐오 세력은 동성애가 에이즈와 연관 있다는 말로 감염인·성소수자를 향한 낙인을 강화한다”며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편견·혐오를 지우는 일은 감염인의 인권뿐 아니라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차여경 기자
산업부
차여경 기자
chacha@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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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2019-01-03 19:29:50
유익한 기사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