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임단협 마무리 못 해…사측 “가까운 시일 내 제시안 내놓을 것”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르노삼성자동차가 국내 5개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매듭짓지 못 한 채 새해를 맞이했다. 노사는 지난해 12월 말에 새 집행부 이후 첫 상견례를 가졌는데, 아직 사측이 제시안조차 내놓지 않은 상황이라 갈등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내수 꼴등으로 추락한 르노삼성으로선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임단협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가 지난해 새 집행부를 꾸린 후 12월 20일에서야 처음 상견례를 가졌고, 지금까지 세 차례 교섭을 벌였다. 그러나 노조 요구에 대해 사측은 아직 제시안을 내놓지 않아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고 보긴 어려운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화요일과 목요일 일주일에 두 번 교섭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사측이 다음주 목요일에 제시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측의 제시안을 받아봐야 앞으로 진행상황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자기개발비 2만133원 인상 ▲단일호봉제 도입 단일호봉제 도입과 ▲특별 격려금 300만원 ▲누적 생산 300만대 달성과 2010년 이후 최대 판매를 축하 격려금 250% ▲2교대 수당 인상(40시간 이상 10만원·29~39시간 6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부터 임단협 진통을 겪고 있다. 노사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갈등이 고조되며 노조는 3년 만에 파업에 나서 총 7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르노삼성으로선 실적 부진에 노사 갈등까지 악재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와 해외시장 모두 부진했다. 총 22만7천577대를 팔아 전년 대비 17.8%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내수 판매는 9만369대로 전년 대비 10.1% 줄었고, 수출은 13만7208대로 22.2%나 감소했다. 기대를 모았던 해치백 모델 클리오가 예상을 밑도는 성적을 기록하며 신차 효과를 통한 실적 개선도 미미했다.

일각에선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 장기화 가능성도 제기한다. 노조가 4년 연속 무분규를 깨고 파업에 나선 만큼 쉽게 물러서진 않을 거란 분석이다. 게다가 새롭게 들어선 노조 집행부가 민주노총 성격을 띠는 것도 부정적 전망에 힘을 더한다. 다만 회사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모기업인 르노그룹이 닛산과 경영권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것을 고려해 노조가 양보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작년 12월에 새로 노조 집행부가 출범했고, 현재 협상을 지금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회사가 여러 어려움들 겪고 있어 이런 점들을 반영해 노조랑 협상을 이어나가겠다”며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노조에 제시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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