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신년 인사회서 직접 해당 사업 중요성 언급에 정의선 부담 가중…현대차도 마땅한 해결책은 안 보여 곤혹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한 광주형 일자리사업 재추진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와 함께 사업이 다시 불이 붙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의 고민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구체적으로 광주형 일자리재개 필요성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광주형 일자리는)우리 사회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척도며 결코 광주지역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새로운 일자리의 희망이 될 것이라 믿고 모든 국민이 함께 힘과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은 기업과 노동자가 함께 힘을 맞대야 한다는 발언을 하는 중에 나왔다. 특히 해당 자리엔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모든 시선은 정 수석 부회장에게 쏠렸다. 허나 정 수석 부회장은 이날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한 모든 질문에 대답을 아꼈다.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문 대통령의 구체적인 언급은 정 수석 부회장에게 상당한 부담감을 안겼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해당 자리에 있는 상황에서 광주형 일자리를 이야기한 것은 사실상 (정 수석 부회장에게)직접 이야기한 것과 다름없다정 수석 부회장이 상당한 부담감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대통령이 직접 해당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만큼, 현대차도 마냥 손 놓고 있기 힘든 상황이다. 광주시는 대통령 신년사가 나온 후 올해 해당 사업을 꼭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무산으로 정리되는 듯 했던 이슈가 다시 재추진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는 것이다.

허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현대차의 의지만으로 진행하기엔 한계가 있다. 현재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핵심 조건이었던 임단협 5년 유예부문에서 노조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선 해당 조건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이 사업을 시작할 이유도 없었기에 포기할 수 없고, 현대차 노조 역시 전혀 양보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정 수석 부회장이 함부로 해당 사업을 마냥 밀어붙이기도 힘든 상황이다. 한 업계 인사는 만일 무리하게 해당 사업을 추진했다가 수익성 등에 문제가 생기면 주주들로부터 배임 등과 관련해 공격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지난 한 해도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에게 시달린 바 있다. 결국 현대차는 신년회 자리에서 한 해 시작과 함께 어려운 과제를 떠안게 된 셈이 됐다.

한 재계 인사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말 그대로 어느 한쪽에서 짊어지고 진행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정부의 결단력과 중재능력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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