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수첩]국토교통부의 ‘뒷북 행정’ 이대로는 안 된다
  • 길해성 기자(gil@sisajournal-e.com)
  • 승인 2019.01.0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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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세력 보다 매번 한 발 늦어…상반기 3기 신도시 발표 전 조치 취해야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토지의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지역과 그러한 우려가 있는 지역으로 5년 이내의 기간을 정해 국토부교통부 장관이나 도지사가 지정할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는 이유는 토지의 투기를 방지해 지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지가가 급격히 상승하면 이를 이용한 일부 투기세력들만 배를 불리고 정부가 부담해야할 토지보상금은 늘어나게 된다.

또한 개발예정지 주변 토지소유자의 기대이익 상승으로 인한 보상 협의 지연, 토지소유자와 사업시행자 간의 분쟁, 공익사업의 지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의 증가 등 부정적인 사회현상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투기세력을 사전에 차단해야하는 이유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정은 뒷북행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토부는 지난달 수도권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하면서 과천시 과천동, 하남시 교산동, 인천시 계양구 동양동, 남양주시 진전읍 등 3기 신도시 예정지와 그 주변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지가 상승을 기대한 투기세력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조치였지만 이미 투기세력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였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들여다보면 투기세력이 유입된 정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3기 신도시 예정지 내 토지 거래는 당장 활용이 불가능한 개발제한구역, 자연녹지지역 등지에서 주로 이뤄졌다.

개발제한구역에 투기세력이 몰린 것은 정부가 여지를 준 탓이 크다. 국토부는 201711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향후 5년간 100만채를 공적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서울 인근 개발제한구역 등을 신규 택지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특히 토지 거래 상당수는 완전한 필지가 아닌 지분 형태로 거래됐다. 전형적인 기획부동산의 수법이다. 기획부동산들은 개발정보로 투자자를 유혹해 쓸모없는 땅을 헐값에 매입해 고가로 되팔아 땅값을 부추긴다. 실제로 이들 지역의 지가 상승률은 경기도 평균을 넘어서며 고공행진 했다.

뒷북행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토부는 지난 1030일에도 9·21 공급대책에서 신규 공공택지지구로 지정된 광명하안2, 의왕청계2, 성남신촌, 시흥하중 등 6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 조치는 공급대책 발표 이후 한 달이 지난 시점에 이뤄진 탓에 땅값이 오를 대로 오른 시점에 이뤄져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문제는 앞으로 국토부가 발표할 신도시 개발 예정지가 남았다는 점이다. 예정지는 올 상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투기세력은 다음 공급예정지로 예상되는 하남, 광명·시흥, 남양주, 고양시, 성남시 등 수도권 내 돈이 될 만한 지역을 모두 휩쓸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남은 시간 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투기세력을 차단하고 솎아낼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땅값을 올라갈수록 정부의 토지보상금은 늘어나게 된다. 그 돈은 결국 국민들의 혈세에서 나온다. 투기세력보다 한 발 앞선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길해성 기자
금융투자부
길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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