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조사 결과…‘성장’, ‘글로벌’, ‘가치’ 順

구광모 LG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고객'이라는 단어를 30차례나 언급하며 강조했다. / 사진=LG
구광모 LG회장은 2019년 신년사에서 '고객'이라는 단어를 30차례나 언급하며 강조했다. / 사진=LG

 

국내 10대 그룹이 올해 신년사에서 가장 강조한 핵심 키워드는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 간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고객이 언급빈도 1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10대 그룹의 올해 신년사 키워드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고객이라는 단어가 58회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성장’(41) ‘글로벌’(35) ‘가치’(30)가 뒤를 이었으며 시장’(29) ‘경쟁’(28) ‘새로움’(27) ‘혁신’(25) ‘변화’(24) ‘미래’(24) 등이 10’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키워드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난 10년간 단 한 번도 1위를 한 적이 없는 고객1위에 오른 점이다. 2010년 이후 '고객'이 핵심 키워드 5’에 포함된 것은 2010년과 2015(3) 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6위에 해당했다.

이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후 맞은 첫 시무식에서 '고객가치'란 기본정신을 강조하며 30차례 '고객'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LG그룹을 제외한 9개 그룹에서 '고객'이 거론된 수치는 총 28회다.

1회성 요인이 반영된 '고객' 다음으로는 '성장''글로벌', '가치' 등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성장'2011년부터 9년 연속 10대 그룹 신년사에서 3위 내에 포함됐으며, 지난해에는 '39', 올해는 올해는 '41' 언급됐다.

'글로벌'의 경우 지난해 11(24)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35회로 3위에 올랐다.

반면 작년 2등 키워드였던 경쟁6위로 떨어졌다. 4~5위였던 '혁신', '시장'은 각각 5, 8위로 떨어졌고, 8위였던 '변화'10위로, 9'기술'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기업별로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일류, 글로벌, 성장, 기술을 2번씩 언급했다. 지난해 '새로움''기술'을 각 4, '문화', '일류', '산업'3번씩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핵심 키워드가 큰 폭으로 바뀐 셈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처음으로 시무식을 주재한 현대차그룹의 경우는 글로벌14회로 가장 많았다.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이 신년사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태원 SK 회장은 기존 신년사에 많이 등장하지 않았던 행복’(6)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사회’(4)생각’(3), ‘가치’(3) 등을 주로 언급하며 가치 지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SK가 건강한 공동체로 구성원의 행복을 키워나가기 위한 사회적 가치를 강조했다.

구광모 LG 회장은 고객’(30)을 압도적으로 많이 언급했고, ‘가치’(9), ‘자리’(5), ‘새로움·변화’(4)가 그 다음이었다. 구 회장은 LG가 쌓아온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는 동시에 더 높은 도약을 위한 답을 고객에서 찾았다며 1등 키워드 고객을 거듭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성장’(9)을 필두로 고객’(7), ‘지속새로움가치’(6)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성장 키워드는 2016년부터 4년 연속 1등 키워드였고, 고객과 가치는 지난해에 이어 연달아 언급됐다.

최정우 회장 체제로 바뀐 포스코는 성장’(9)철강’(7), ‘시장사회’(6)가 핵심 키워드였고, GS 역시 성장’(7)을 가장 많이 언급한 가운데 지속조직경쟁’(6)이 주로 언급됐다.

한화는 글로벌’(8)기업’(6), 함께’(5) 등이 키워드로, 글로벌 사업 확대 및 글로벌 수준의 준법경영을 강조하며 고객, 협력사와 함께 도전하고 성공을 나누는 '함께 멀리'의 가치를 피력했다.

현대중공업은 일감성과’, ‘선박’, ‘산업’, ‘건조등의 단어를 모두 2회씩 언급하며 일감 확보에 대한 내용을 강조했으며, 신세계는 유통사 특징에 따라 고객’(9), ‘스마트’(8), ‘초저가’(6), ‘시장’(5), ‘모델’(4) 등이 고객 지향적 단어들이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한편 이번 CEO스코어 조사에선 재계 9위 농협을 제외하고 11위 신세계를 포함했으며 이건희 회장 와병으로 2015년부터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은 삼성그룹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의 신년사로, 그룹 신년사를 따로 발표하지 않은 현대중공업그룹은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의 신년사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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