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1금융 시행보다 2금융 확대가 실수요자에게 더 타격”

올해부터 DSR이 제2금융권으로 확대된다. /사진=연합뉴스
올해부터 DSR이 제2금융권으로 확대된다. /사진=연합뉴스

올해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제2금융권으로 확대 적용되면서 부동산 거래절벽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거래절벽이 심화된 상태에서 DSR 확대까지 겹쳐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거래절벽은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9월 1만2248건을 기록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0월 들어 1만138건, 11월 3560건으로 감소한 데 이어 12월에는 2315건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2016년 9359건, 2017년 8291건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다.

월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월별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하지만 거래절벽은 해소보단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에서만 시행되던 DSR 규제가 올해 2월부터 제2금융권으로 확대 적용되기 때문이다. 실수요자 중 소득 증빙이 어려운 자영업자 등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이들의 대출이 까다로워진 것이다. DSR은 개인이 갚아야 하는 모든 연간 부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주택담보 대출 외에도 마이너스통장, 신용 대출, 전세자금 대출 등이 원리금 상환액에 포함된다.

정부는 DSR 확대 적용에 대해 대출을 통한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금이 부족한 실수요자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오를 대로 오른 서울 집값을 대출 없이 감당할 수 있는 실수요자가 몇이나 되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집값은 최근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비싸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2018년 12월 서울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약 8억1000만원이다. 이는 2017년 같은 기간(약 6억6000만원)보다 1억4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관악구 봉천동 소재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현재도 비싼 서울 집값과 대출 규제로 내집 마련을 포기하는 손님들이 많은데, 대출 규제가 확대되면 누가 집을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진행한 12월 거래는 딱 한 건이다. 앞으로 괜찮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없어 괴롭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 역시 DSR 규제가 확대 적용되면 2금융권을 이용하는 자영업자 등 실수요자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금융권 DSR 시행보다 2금융권 DSR 확대가 실수요자들에겐 더 뼈아플 것”이라며 “2금융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자가 대부분이다. 안그래도 대출이 까다로운 복수 대출자, 소득 증빙이 어려운 자영업자 등 다수의 실수요자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함 랩장은 “매매거래량 감소는 정부의 수요 억제책이 원인”이라며 “지난 12월보다 더 낮은 거래량이 기록될지는 모르겠지만, 2금융권 DSR 확대 적용은 분명 부동산 거래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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