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크다” 위기감 공유
부문 혹은 계열사 간 시너지 강조
IB부문 강화, 디지털 경쟁력 제고 등 성장전략도 제시

증권사 수장들이 새해를 맞아 신년사를 내고 있다.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 / 사진=각사, 시사저널eDB
증권사 수장들이 새해를 맞아 신년사를 내고 있다. (왼쪽부터)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 / 사진=각사, 시사저널eDB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올해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부문 혹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조했다. 더불어 다수 CEO들은 IB(투자은행) 부문 강화, 디지털 경쟁력 제고, 해외 공략 등을 올해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다.

◇ “올해 찬바람 분다”···위기 강조한 CEO들

증권사 CEO 대부분은 올해 불확실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도 글로벌 경기둔화, 무역분쟁 이슈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최 부회장은 자기자본 8조원을 바탕으로 이를 기회로 삼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새로운 수장인 정일문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가 녹록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내년 우리에게 다가올 대내·외 환경은 최근 몇 년간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차원의 위협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점들이 우리 앞에 켜켜이 쌓여만 가고 있다”며 위기의식을 임직원들과 공유했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 역시 “그룹 순이익이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지난해는 변화된 대신을 확인할 수 있는 한해였다”면서도 “올해는 국내 경기 하락세는 그룹의 주 사업영역인 금융과 부동산 시장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모든 사업부문은 리스크 관리와 재무건전성 강화를 올해 최우선 미션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명석·황웨이청 유안타증권 공동 대표는 “2019년은 국내외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국내 금융환경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우리는 작년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과가 어떠한 시장상황에서도 시현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며 “지난해가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면 올해는 한 단계 더 진화(進化)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 “위기 극복 위해선 시너지 필요해”

이들은 위기 극복을 하기 위해선 역량을 갖추고 시너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회장은 “아마존도 언젠가는 파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변화와 혁신은 모든 기업에게 존폐의 문제다”며 “미래에셋대우는 1등 증권사 위상에 걸맞게 최고 인재들이 모여 있는 만큼 최고의 대우를 해주며, 역량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직원 누구에게라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IB와 트레이딩(Trading) 직원이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데이터기법을 도입하고, WM(자산 관리)직원이 시장예측 기법을 활용하는 사례 등 모범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사모채권 중개플랫폼을 통한 IB-WM 융합비즈니스 활성화 같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제도 구축에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계열사와 본부간의 시너지를 ‘일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경쟁사 대비 계열사 지원 등 외부 도움이 제한돼 있고, 회사 자체적인 자원도 넉넉하지 않다”며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우리가 수익을 추가 창출하고 미래 성장 기반 확대를 위해서는 계열사간 강점 공유와 본부간 시너지를 일상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척박한 시장 환경에다 증권사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려면 시너지가 일상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회장은 올해의 전략 방향을 ‘유니크(Unique)’와 ‘피트니스(Fitness)’로 제시했다. 그는 “금융과 부동산의 조화를 통해 새로운 고객경험과 투자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차별성(유니크)”이라며 “이를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체질 개선(피트니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역시 부문별 역량 강화와 시너지를 강조한 것이다.

KB증권의 새 수장인 박정림·김성현 각자 대표는 조직 문화 측면에서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국내 증권사 첫 여성 최고경영자인 박정림 사장은 이날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협업과 화합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다양한 의견 개진의 자리를 만들어 치열하게 논의하고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사장 역시 “화합의 KB증권, 혁신의 KB증권, 강한 KB증권을 만들겠다”며 “‘원(One) KB증권'이 되기 위해 화합의 문화를 정착시키고 부문 간 협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올해의 성장전략···‘IB·디지털전략·해외’

증권사 CEO들의 신년사 속에는 ‘IB’가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주로 언급됐다.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대표는 올해 주요 전략으로 ‘IB(투자은행) 사업영역 확장과 운용전략 정교화로 그룹의 자산운용 수익률 제고’를 우선적으로 언급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올해 강력한 투자엔진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IB(투자은행)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그룹사의 지향점이 IB에 있음을 강조했다. 유안타증권도 IB와 리테일의 연계를 강조하면서 IB 부문의 역량이 중요함을 드러냈다.

디지털 전략 강화도 증권사 수장들의 입에서 자주 언급됐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고객의 니즈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디지털을 활용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인적 역량이 주(主)가 됐던 기존의 방식에 디지털의 도움을 받으면 더욱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고,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디지털 금융 경쟁력이 주요 과제라 밝혔다. 그는 “우리의 디지털금융에 대한 준비와 대응 태세는 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다”며 “최강의 인력 유지와 함께 디지털 금융에 기반한 혁신적인 지원체계 정립은 우리가 반드시 확보해야 할 생존 수단”이라고 언급했다.

해외 시장 공략도 올해 증권사들의 주요 성장 전략으로 꼽혔다. 미래에셋대우는 성장전략의 큰 축(글로벌·투자전문·연금·디지털)을 설명하면서 글로벌을 가장 앞에 뒀다. 한국투자증권도 ‘해외 현지 법인의 성공적 안착 및 신규 수익원 경쟁력 확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