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연평균 40만호 분양…“입주물량과 정부정책 맞물려 공급과잉 가능성도”

1일 부동산 업계 등은 2015년부터 이어져온 분양시장의 호황이 입주를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사진=연합뉴스

 

2015년 이후 분양물량이 연평균 40만호 수준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분양시장은 여전히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들 분양물량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입주를 시작하는데다 정부의 공급대책 등과 맞물려 공급과잉 리스크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기에 분양권 거래 비중이 높은 비수도권의 경우 기존 주택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평균 40만호 공급에도 분양성적 양호인기요인은 새 아파트·낮은 분양가

 

1KB부동산에 따르면 아파트 분양물량은 2015년에 52만호로 최고 수치를 기록한 이후 연 평균 40만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32만호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으나 2000년대 초반 주택경기 호황기에도 연평균 30만호에 미치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이다.

 

물량에 비해 분양시장은 아직까지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편이다. 청약경쟁률은 2015년 이후 평균 101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15.2 1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분양시장의 호황의 원인으로는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분양가격이 주변시세 대비 경쟁력 있게 책정된 것도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분양시장은 2000년대 금융위기를 경험한 사업자들이 보수적인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 등으로 인해 분양가 상승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게다가 대부분이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20~30평형대에 공급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도 분양시장의 호황의 원인으로 꼽힌다.

 

분양시장 호황, 입주 시 리스크도 확대비수도권 기존 주택시장 침체 가속화 가능성도

 

하지만 분양시장의 전반적인 호황에도 공급과잉 이슈가 지속되고 있고 주택시장 양극화가 신규 분양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은 분양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분양시장의 상황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 중 하나인 분양권 거래는 2016년에 38만건이 거래됐다. 이는 조사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3%에 달했다. 2016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권 거래가 규제되면서 수도권의 경우 분양권 거래 비중은 급격하게 감소한 반면 비수도권은 여전이 30%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분양권은 투자 수요가 집중되고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하지만 한편으로는 입주 시에 발생하는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신규공급 확대정책도 분양시장의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정부는 9·21부동산대책에서 수도권 공공택지 확보를 통해 30만호 추가 공급, 도심 내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공급 방안 등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 인근 지역의 3기 신도시 등 공급 확대 정책은 분양원가 공개 등 분양시장 규제를 통한 분양가 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주택구입수요를 대기수요로 전환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서동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동산 책임연구원은 분양시장은 최근 수요가 집중되면서 기존 주택시장에 비해 호황이 지속되고 있으나 공급증가에 따른 영향은 어떤 형태로든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최근 주택시장이 신규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면서 과거와는 달리 신규 아파트가 아닌 기존 주택시장에 1차적인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서 연구원은 기존 주택보유자의 투자인 경우 신규분양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분양권 거래 비중이 높은 지역의 경우 기존 주택시장 침체가속화 우려가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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