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에 거래대금 축소 뚜렷…성장 정체 우려

올해 코넥스시장의 시가총액이 시장 개설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신규상장 기업 축소가 완연히 드러나면서 코스닥 이전 상장 증가 등 태생적 한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가 입주한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 / 사진=연합뉴스
​올해 코넥스시장의 시가총액이 시장 개설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신규상장 기업 축소가 완연히 드러나면서 코스닥 이전 상장 증가 등 태생적 한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 시장 시가총액은 지난 9월 6일 기준으로 7조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지난해 말 시가총액 4조9000억원에 비해 28.6% 증가한 수치다. 

기업들이 코넥스 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코넥스 시장 조달 금액은 3378억원에 달한다. 유상증자는 2346억원, 주식관련사채(전환사채, 교환사채 등)를 통한 조달액은 101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코넥스 상장 기업들의 조달금액 2056억원에 비해 64.3% 늘었다. 

코넥스 시장이 규모 면에서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성장성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시장 개설 이후 상장사가 누적되기 때문에 시가총액 규모가 성장성을 대변할 수 없어서다. 또 전체 상장기업수가 아닌 올해 신규상장기업수는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실제로 올해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수는 총 153곳으로 지난해 154곳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코넥스 신규상장 기업수는 21곳으로 지난해 기록한 29곳에 비해 8곳 줄었다. 지난 2013년 시장 개설 이후 최저치다. 지난 2016년과 2015년 코넥스 신규상장 기업수는 각각 50곳과 49곳에 달한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코넥스 시장이 정점을 찍은 뒤 성장판이 닫혔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넥스 신규상장이 줄어드는 이유로는 증시 부진과 경기 침체 등 거시적 요건이 우선 거론된다. 코스피와 코스닥 등 상위 시장들도 침체된 마당에 코넥스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코스닥 상장이 상대적으로 쉬워졌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 기업수는 일반 상장과 스팩 상장, 스팩 합병 등을 포함해 101곳에 달한다. 동시에 코스닥 시장 상장 기업수 역시 지난 1996년 시장 개설 이후 역대 최대치인 1300곳을 달성했다. 더구나 4분기에는 증시 부진을 비웃기라도 하듯​ 코스닥 신규 상장 행진이 벌어지기도 했다.

코넥스 시장 신규상장 기업 수가 축소되는 가운데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올해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 기업은 총 12곳으로 시장 개설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에는 7곳만이 코스닥으로 이전에 성공했다. 이전 상장시 기업공개(IPO) 금액 역시 928억원으로 지난해 472억원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었다. 
  
신규 상장 기업 축소와 함께 연말 일평균 거래대금 감소세 역시 부각되고 있다. 올해 코넥스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48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문제는 1분기 81억원에 달하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2분기 43억원, 3분기 41억원 수준으로 줄더니 4분기에는 27억원까지 축소되는 등 감소세가 가파르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증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코넥스 시장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넥스 시가총액이 역대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올해 큰 성과를 올렸지만 신규상장 기업 감소는 아쉬운 부분"이라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위한 인큐베이팅 시장으로서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코넥스 신규상장 기업수 추이 / 표=한국거래소

코넥스 신규상장 기업수 추이 / 표=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