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비롯해 가족 모두가 도마 올라…대체 어려운 항공운송산업 영위 탓에 운송실적은 끄떡 없어

지난 9월 20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검찰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땅콩회항을 시작으로 몇 년째 오너리스크를 겪고 있지만, 자회사인 대한항공 실적엔 흔들림이 없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진그룹에는 오너리스크가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대체가 어려운 항공운송산업의 특성 탓에 경영진 논란과 실적 사이에 함수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2014년 땅콩회항 논란 당시에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만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올해 터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논란은 대한항공 총수 일가 전체로 번졌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면대약국(약사면허 대여 약국)을 운영하면서 1000억원대의 부당 이득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고,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학력위조로 교육부와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다.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부인(전 일우재단 이사장)도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운전기사와 경비원들에게 폭언은 물론이고 폭행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여기에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근에는 이 이사장과 그의 두 딸인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 전무와 함께 밀수 혐의로 관세청에 의해 검찰 고발당했다.

 

서울 한진빌딩 입구. /사진=연합뉴스


총수 일가는 총체적 난국에 부딪쳤지만 대한항공 실적은 흔들림이 없는 추이다.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이 발간한 201811월 항공시장동향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4% 증가한 국제여객 171549명을 실어 날랐다. 국내여객은 624101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4% 감소했지만 국제여객 증가 덕에 전체 여객은 2.3%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전망이 엇갈리지만 개선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더욱 큰 폭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됐지만 유가가 안정되며 항공유 가격이 빠른 속도로 떨어졌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에 비교하면 불리한 대외 환경에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갑질논란 초기부터 오너리스크에 따른 실적 감소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항공운송사업 특징 상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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