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매출 성장세 지속…주요 건설사, 플랜트·토목은 중심 구조조정

올 한 해 건설업계는 해외사업의 부진 속에서도 주택사업이 선방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 사진=연합뉴스

 

2018년 건설업계는 주택사업으로 겨우 버틴 해로 정리할 수 있다. 주택사업은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시장의 호황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주택시장의 호조로 기존 수주잔고가 많은 편이었다. 해외사업은 아시아 시장이 중동을 앞지르는 등 지형 변화가 이뤄졌다.

 

주택사업 선방, 매출 절반 이상지난해 정비사업 수주 1위 현대건설은 고전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건설업계는 국내 주택을 포함한 건축부문이 연 초 전망대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업계 전반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 또 도시정비사업 등 2017년부터 이어온 기존 수주 물량이 많아 매출 등 실적에는 크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2014년 부진한 영업이익률(-1.3%)을 기록했던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3분기 7%대 영업이익률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증가로 영업현금흐름이 늘어나면서 순차입금도 큰 폭으로 줄었다. 차입금 규모는 2013년 말 기준 137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59000억원으로 대폭 감소됐다.

 

건설사들의 올해 매출은 국내 건축과 주택사업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GS건설 등 주택사업에 주력한 건설사들의 실적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주택사업에서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수익도 증가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부문 호조로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1891700만원으로 전기 대비 19.3% 증가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정비사업장에서 2311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수주실적 1위에 올랐다.

 

이어 대림산업은 영업이익이 20549197만원으로 전년 동기 19728573만원 대비 4.1% 증가했다. 올해 수주액은 26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수주실적 8719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의 규모다.

 

GS건설은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확실시 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GS건설의 올해 영업이익을 148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 상승률은 무려 229.1%에 달한다. 지난해 1637억원 적자였던 순이익도 올해 611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GS건설로 올해 전국 5개 사업지의 시공권을 따내며 총 15742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반면 지난해 수주액 46467억원으로 수주1위였던 현대건설은 올해 7883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해외사업 부진까지 이어지면서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15.3% 감소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5개사 가운데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했다.

 

해외수주 지형변화 중동아시아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현재까지 32120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300억 달러가 넘는 것은 20154614000만 달러 이후 3년만이다. 2014년 이후 내리막을 걷던 해외건설 사업이 점차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모습이다.

 

올해 해외사업은 기존 수주 텃밭이었던 중동보다 아시아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건축·토목 공사 수요가 많은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수주가 확대됐다. 국내 건설사들은 현재까지 아시아에서 1509000만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아시아 시장 중 베트남은 올해 44억 달러로 수주 1위를 기록했다.

 

 

올해 해외사업은 아시아 시장이 중동을 앞질렀다. 아시아 중 베트남은 수주 1위를 기록했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반면 중동 시장은 국제유가가 등락을 반복하면서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중동 시장의 올해 수주액은 92억 달러에 그쳤다. 중동 수주가 100억 달러를 밑돈 것은 2006(953000만달러) 이후 12년 만이다.

 

중동 시장은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오를 조심을 보이면서 발주량이 꽤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난 10월 두바이유가 배럴당 84달러까지 올랐다가 다시 60억 달러로 고꾸라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주요 건설사 플랜트·토목 중심 구조조정

 

부진을 면치 못했던 해외 플랜트 사업은 올 들어 손실 현장이 완료되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하지만 기존 현장들에서 추가원가 발생이 계속해서 이뤄지는데다 해외공사의 예정원가율이 대부분 국내 공사에 비해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급격하게 증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토목 사업은 정부의 SOC 예산 축소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 SOC 관련 예산은 19조로 221000억을 투자한 2017년에 비해 14.2%나 크게 줄었다. 이는 토목 등 공공공사를 영위하는 건설사에 직격탄이 됐다. 대한건설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공공공사 중심의 토목업체 1119(30.1%)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플랜트·토목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희망퇴직을 받거나 유급휴가 또는 순환근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3년간 계속해서 인력을 감축해온 것과 함께 최근 만 4년 이상 근무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20167000여명이던 직원을 올 상반기 2000여명 가까이 줄이면서 몸집을 줄여왔다.

 

대림산업은 토목분야를 중심으로 희망자에 한해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최소 500명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도 해외 플랜트 수주감소로 지난 10월부터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5800여명에서 올 하반기까지 700여명을 감축한 상황이다. 현대건설도 공식적으로 구조조정과 인력재배치를 부정했지만 그룹 안팎에서 구조조정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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