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中 항공 여객 사드 이전 수준 반짝 회복, LCC 공급량 늘려…중단거리 넘어 매출처 다각화 관건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지난해 항공업계를 뒤흔든 중국 정부의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제재 여파가 희석되고 있다. 국적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에 공급량을 늘리면서 중국 노선의 여객도 회복되는 모양새다. 업계 안팎에선 중국 정부의 방한 단체관광 허용  가능성, 양국 항공 실무회담 등 호소식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 같은 수혜가 여전히 독점 노선을 쥐고 있는 대형 항공사(FSC)에 집중될 것이란 시각도 짙다. 일본, 동남아 등 지역을 넘어 노선 다각화에 나선 저비용항공사(LCC)가 중국을 새로운 매출처로 찾을지 주목된다. 


28일 국토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노선 여객 수는 전년 동기(106만1740명) 대비 24.3% 증가한 131만9739명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단체 관광상품 판매 금지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되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사드 갈등이 가시화되기 전인 2016년 11월 여객 수(약 137만명)의 96.4%에 달하는 수치로, 올초부터 보이던 감소세의 폭도 한풀 꺾였다는 평가다. 


이 같은 여객 실적 상승세는 LCC의 중국 노선 증편 영향에 기인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LCC는 중국 노선의 공급석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5% 증편했다. 같은 기간 일본 19.5%, 동남아가 18.5% 증편된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대비 기저효과를 고려해도 중국 노선에 띄우는 공급량 증가 현상은 두드러진다. 이에 지난해보다 전체 여객 점유율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포인트 오른 18.8%를 기록했다. 다만 2016년 11월 23.6%에 비하면 사드 갈등 이후 동남아, 일본 등으로 수요가 대거 분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LCC 중에선 제주항공이 올해 인천-옌타이‧하이커우, 부산-옌타이 노선 등 중국 노선 총 3곳을 취항하면서 중국 본토 8개 도시에 10개 정기노선을 운영하게 됐다. 티웨이항공, 에어부산도 운항을 중단했던 중국 노선 운항을 재개하며 나섰다.  

중국 여객 회복세가 완연한 가운데 내년엔 유커 귀환으로 더 큰 특수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내년 초 신규 운수권 배분 시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동남아 등 근거리 지역에서 슬롯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규 노선 발굴에 나선 LCC에게도 전망이 나쁘지 않은 지역이다. LCC는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지역의 운수권을 배분 받기 어려워 그간 항공자유화 지역을 중심으로 취항에 나섰다. 다만 업계선 산둥성, 하이난성을 제외한 여타 지역은 운수권이 요구되는 까닭에 성장이 한계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중국 운수권 배분 가능성에 대한 업계 시각은 여전히 엇갈리는 편이다. 지난달 말 베이징에선 양국 항공실무회담을 개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는 새로운 운수권을 배분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함께 높아졌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베이징, 상하이 등의 수도권 공항을 따내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인천-베이징 노선에 대한 주 45회 운수권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각 주 21회, 주 24회로 양분해 과점한 상태인 까닭이다. 운수권이 배분되더라도 수도권공항이 아닌 지방공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일부 항공사의 경우 기존 중국 노선에서 주 20회 운항을 채우지 못하는 등 활용도가 낮을 경우 신규 운수권 요구에 대한 타당성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돌아오는 중국 관광객 호재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 쏠릴 가능성도 큰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항공사들이 한국에 신규노선 배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말이 있다. 내년 신규 운수권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은 상태”라면서 “중국 인바운드 수요가 늘면 대형항공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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