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경제 영향 적지만…트럼프·의회 대립구도 장기화 경계해야

산타렐리를 기대하던 글로벌 증시가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 악재에 차갑게 얼어붙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지만 당분간 투자 심리 위축에 관망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 사진=연합뉴스
산타렐리를 기대하던 글로벌 증시가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 악재에 차갑게 얼어붙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지만 당분간 투자 심리 위축에 관망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26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에 이은 주요국 증시 급락 여파에 영향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6.20포인트(1.27%) 떨어진 2028.81로 출발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급락했던 것에 비해서는 하락세가 크지 않다는 점은 위안이지만 거래가 이어질 수록 하락폭이 확대된 점은 부담이다. 

뉴욕 증시는 가장 최근 거래일이었던 지난 24일(현지시간) 3대 지수가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연준의장 해임 논의 등 정치권의 불안이 증시에 전이되는 모습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653.17포인트(2.9%) 하락한 2만1792.20에 마감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65.52포인트(2.7%), 140.08포인트(2.2%) 떨어진 2351.10과 6192.92를 기록했다. 다만 25일(현지시간)은 성탄절로 거래가 진행되지 않아 추가 등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성탄절 기간에도 거래가 지속된 일본 증시는 하락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25일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10.45포인트(5.01%) 급락한 1만9155.74를 기록했다. 이날도 오후 2시 현재 154.05포인트(0.80%) 하락하면서 1만9001.69에 거래 중이다. 

중화권 증시 역시 하락세를 기록중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133포인트(0.28%) 하락한 2497.69에 거래되고 있고 홍콩 항셍 지수 역시 102.04포인트(0.40%) 떨어진 2만5651.38를 기록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정부의 셧다운 이슈가 해소될 때까지 당분간 관망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의 셧다운 자체만 놓고 보면 치명적 이슈는 아니지만 최근 증시의 투자 심리가 약화돼 있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만 벌써 세번째 셧다운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 처럼 주요국 증시가 동반 급락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미국 정부 셧다운의 핵심 이슈로는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예산이 지목되고 있다. 현재 예산안에는 57억달러가 책정돼 있지만 민주당 측에서 이 비용의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빌베니 비서실장은 새 의회가 열리기 전까지 셧다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하면서 장기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와 의회간 대립구도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와 비슷한 기간 정부 셧다운이 발생한 1995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4.8% 가량 하락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정부는 12월 15일부터 다음해 1월 6일까지 셧다운에 들어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셧다운 기간이 반나절에 불과했던 지난 2월9일에도 코스피는 1.82%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며, 1980년 이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발생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은 경우가 많았다"며 "다만, 트럼프와 의회 간 대립구도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경계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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