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유치원 3법 패스트트랙은 패배가 아닌 승부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유치원 3법’ 막판 조율에 나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가 15분 만에 정회되면서 유치원법이 또 다시 표류하는 양상이다. 해당 법률안의 산파 역할을 했던 박용진 의원은 신속한 유치원 3법 처리를 위해 ‘패스트트랙’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26일 오전 10시 35분께 교육위 소회의실에서 회의를 마치고 나온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치원법 처리가 늦춰지는 것을 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 의원은 “지금까지 전혀 진전된 논의가 없다”며 “지금은 판 자체를 바꿔야지 판 안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9시 35분경 교육위는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시작 15분 만에 멈춰 섰다. 유치원법을 두고 여야 간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위원장인 이찬열 바른미래당 의원은 정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치원법 합의를 위해 여야에 하루의 시간을 더 주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지지부진한 논의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으로 ‘패스트트랙’을 강조했다. 패스트트랙 제도는 교섭단체 간 이견으로 소관 상임위에서 법안 통과가 어려운 경우 상임위 5분의 3 이상 의원의 동의를 바탕으로 법안을 빠르게 처리하게끔 하는 제도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과 2명의 바른미래당 의원 수를 합치면 교육위 전체 의원(15명)의 5분의 3이 충족된다. 때문에 바른미래당 측의 결정이 유치원 3법의 향방을 가르는 캐스팅보트로 작용하게 됐다.

전체회의에 이어 교육위 소회의실에서 회의를 마치고 나온 박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도 국민의 염원과 대한민국의 상식 수준을 잘 알고 있으므로 김관영 원내대표가 유치원 3법을 다른 정치적 사안과 연계하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며 바른미래당이 법안 처리에 힘을 실어줄 것을 촉구했다.

일각에선 패스트트랙 추진을 놓고 사실상 ‘슬로우트랙’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여당이 유치원법에 대해 패스트트랙을 세우겠다고 하는데 이는 명백한 슬로우트랙”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박 의원은 “패스트트랙으로 간다고 해서 한유총의 승리라거나 슬로우트랙이라고 볼 일은 아니다”라며 “자유한국당이 바라는 대로 시간을 끌면 아무것도 못 하는 수렁으로 가고 사실상 법안 폐기의 길로 가게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은 20대 국회에서 승부를 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을 패배라거나 슬로우트랙으로 볼 것이 아니라 20대 국회에서 승부를 보는 승부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위는 이날 오후 4시30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최종 협상에 돌입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입장이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어서 법안소위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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