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 하향…건설·음식료업 등 내수주 ‘훈풍’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미국의 네 번째 금리인상과 연방정부의 셧다운 등 잇따른 미국발 악재로 글로벌 경기에 불확실성이 가중되자 국내 증시에서 수출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내수주가 부각되고 있어 투자 대안이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증권가에 따르면 대표적 수출주로 꼽히는 반도체 업종이 난항을 겪고 있다. 경기 악화로 업황 둔화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다. 삼성전자의 12월 주가 등락률은 마이너스 7.65%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을 63조3990원, 영업이익을 13조27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3분기보다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24.5% 줄어든 전망치다.

SK하이닉스 역시 10월과 11월 반도체 통계 악화로 4분기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증시 상황과 통계를 감안해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액을 10조5000억원으로 예상하면서 영업이익을 기존 5조8000억원에서 5조3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업황 회복에 따른 수주 증가로 상승세를 달려온 조선주는 최근 국제 유가 급락 영향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주요 조선주 중 하나인 현대중공업은 이달 들어 3.79% 하락했다.

대외 불안 요소가 해결되지 않자 내년 증시 투자 대안으로 내수주가 떠오르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경제적 관점에서는 수출주보다 내수주가 유리하다”며 그 근거로 정부의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 변화 가능성을 꼽았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19일 경기 남양주와 하남,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 건설 및 GTX와 신안산선 조기 착공,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수 관련주인 건설업종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 건설주로 꼽히는 대우건설의 주가가 12월 들어 10.26% 오른 것을 비롯해 HDC현대산업개발이 10.03%, 대림산업이 9.21%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대표적 내수업종 중 하나인 음식료업도 진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7일 CJ제일제당은 식품분야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위해 글로벌 푸드테크 펀드에 150억원을 출자했으며,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자사 콘텐츠를 기반으로 새로운 식품 브랜드를 선보이며 식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음식료 업종지수는 전주 코스피 대비 0.5%포인트 주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향후 상승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심은주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전체 이익 평균보다 음식료업종의 이익 성장률이 더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내년에는 상승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수 관련주의 약진에 대해 박소연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90일 유예에도 미·중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도 완전히 누그러지지 않았다”며 “거시적인 모멘텀이 약한 만큼 수출주보다는 내수주가 낫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