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군산공장 폐쇄로 ‘철수설’ 대두·판매량 급감, 노조 불법 파업 단행…경영정상화 앞서 노사 협업 선행돼야

한국GM 부평공장. / 사진=연합뉴스

한국GM이 내달 연구개발(R&D) 신설법인 등기를 앞둔 가운데 노사 이견 차는 여전한 모습이다. 노동조합이 회사의 신설법인 설립을 반대하며 부분파업을 단행하자, 회사 측은 소송을 검토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까닭이다. 올초 군산공장 폐쇄를 둘러싸고 심화한 노사 갈등이 연말 법인분할을 둘러싸고 폭이 한층 깊어지는 모양새가 됐다. 사실상 올해 내수 10만대 달성이 요원한 가운데, 내년 경영 안정을 앞당기기 위해 회사 안팎의 잡음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오는 31일 R&D 신설 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분할을 마치고 다음달 2일 분할등기에 나설 전망이다. 한국GM은 이 같은 내용을 지난 21일 공시했다.

신설법인은 국내서 생산되는 차종의 연구개발을 도맡는다. 지난 5월 미국 GM으로부터 생산 배정 받은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크로스오버유틸리차량(CUV) 등 2종의 연구개발 작업을 착수한다.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달 로베르토 렘펠 GM 수석 엔지니어를 신설 법인 대표이사로 임명하는 등 주요 임원인사를 완료했다. 신설 법인에 기존 인력 3000명이 소속되는 까닭에 기존 법인엔 1만여명의 직원만 남게 될 전망이다. 


사실상 내달 분할 등기가 확정됐지만 노조의 반발은 거세다. 노조는 신설법인을 논의할 특별단체교섭을 회사 측에 지속 요구하고 있으나 회사는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회사가 임시주총을 개최해 해당 안건을 통과시킨 지난 19일 노조는 8시간 불법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노조는 앞서 두차례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 했다. 

회사 측은 추가적인 불법 파업을 막기 위해 법적 대응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노조의 불법 파업을 방지할 수 있도록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고, 불법파업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선 노조와 불법 파업에 관여한 일부 개인들을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 한국GM의 법인분할을 반대하던 산업은행도 회사의 법인분할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사실상 노조의 반발은 독자 노선을 타는 모양새가 됐다. 지난 19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법인 분리를 통해 잠재적으로 이익이 될 부분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회사 측이 앞서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용역연구기관에 맡겨 검토한 결과, 생산성과 효율이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같은 날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협상결과에 대한 노조의 반대가 생산효율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올초 군산공장 폐쇄 등 굵직한 이슈와 함께 하면서 노사 관계는 다시 한 번 갈등 폭을 벌리는 모양새가 됐다. 업계선 한국GM이 내수 판매량과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노사 및 이해 주체 간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올해 급감한 내수 판매량, 수익성을 두고 갈등을 되풀이하는 모습은 양자 출혈에 가깝다는 진단이다. 지난달 한국GM의 판매량은 829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1만349대)보다 19.9% 급감했다. 

 

누적 판매량의 경우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올초부터 지난달까지 내수 누적 판매량은 8만2889대로 전년 동기(12만526대) 대비 31.2% 줄었다. 내수 판매량은 지난 2016년 18만대 규모서 지난해 13만대 규모로 떨어졌으며, 올해엔 사실상 내수 10만대 달성도 요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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