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비용보단 회사 경영 위기 시 탄력경영 불가한 탓

사진=셔터스톡

채용문제와 관련해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바로 비정규직과 정규직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비정규직보단 정규직을 좋은 일자리라고들 하는데요. 기업들은 왜 정규직 비율을 100%로 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일까요?

 

우선 흔히들 생각하는 것처럼 돈 때문만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비용자체는 주요 변수도 되지 않습니다. 흔히들 비정규직 노동자라고 하면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는 하청업체의 파견 근로자들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이들은 엄밀히 말해 비정규직이 아닙니다. 진정한 비정규직은 그야말로 해당 기업과 특정 근무 기간을 정해 계약을 하고 일하는 이들인데요. 확인해보면 대기업들에서 이 순수 비정규직 직원들의 비율은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이처럼 몇 명 되지 않기 때문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연봉을 좀 더 올려준다고 해서 기업에 크게 부담이 가는 건 아닙니다. 과거 필자가 대한민국 주요 그룹사들의 비정규직들을 전부 정규직으로 전환했을 때 비용들을 분석해 본 바에 따르면 비용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기업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바로 탄력적인 경영을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 대기업 부장은 비정규직 다 정규직화 해도 비용은 정말 얼마 들지 않는다그보다 회사가 힘들어질 경우를 고려하면 모든 직원을 정규직으로 운영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한민국의 노동법은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 상당히 잘 돼있는 편입니다. 일단 정규직으로 사람을 뽑았다면, 정말 특별한 결국사유나 사건이 없다면 이들을 내보낼 수 없습니다. 기업은 회사가 잘되면 사람을 더 뽑고 싶어 하지만, 반대로 힘들어지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사람들을 내보내려 하는데요. 모두 정규직이면 인원조정이 사실상 힘듭니다. 미국의 경우엔 회사가 힘들어지면 대량 구조조정은 기본이고, 윗사람 마음에 안 들면 하루아침에 회사를 나가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허나 이건 회사입장에서의 이야기였고요. 일하는 사람 입장에선 단순히 연봉액수를 떠나 정규직으로 일하는 것이 생활을 영위하고 미래를 계획하는데 좋습니다. 계약기간이 끝날 때 쯤 재계약을 걱정해야 하거나 내년쯤이면 벌이가 없어지지 않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죠. 비견한 예로 대기업 임원들을 보면 매년 인사철마다 표정이 어둡습니다. 아무리 연봉이 많다고 하더라도 고용이 불안정하다면 마냥 행복한 삶을 살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