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영 법인장 “미래에셋의 차별화 전략은 ‘지속성의 힘’”

 

인도는 많은 글로벌 자본운용사들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2000년대 들어 ‘브릭스(BRICS)’에 포함되고 성장잠재력이 높은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을 받으면서 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도이치뱅크 등 많은 금융사들이 인도 법인 설립에 나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그 중 하나였다.

하지만 기회의 땅은 녹록지 않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로 수익구조가 악화되면서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은 인도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현지합적법인으로 전환했다. 현재까지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로 살아남은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일하다.

그렇게 자리를 잡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도 현지법인 수탁고는 현재 4조4000억원을 돌파했다. 2016년 말 수탁고가 1조1547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3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3조원 넘게 수탁고가 급증했다.

홍준영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장은 이같은 성과에 대해 “굴곡이 있더라도 노력하면 된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한다. 21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홍 법인장에게 인도 법인의 성공비결을 물었다. 이하는 일문일답.

-2006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이후 현재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다.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펀드 운용을 시작하고 초기에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우수했음에도 부족한 현지 인지도 등으로 인해 수탁고 증대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핵심 투자인력들을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그 덕에 시간이 갈수록 펀드의 운용실적이 쌓이게 됐다. 이에 시장에서 먼저 미래에셋펀드의 우수성을 인지하기 시작했고 독립자산관리사(IFA) 중심으로 미래에셋펀드가 빠른 속도로 판매됐다.”

-인도 시장에 진출할 때 5000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입했다. 그런 결단을 한 배경은?

“미래에셋은 ▲높은 성장률 ▲활발한 설비투자 ▲많은 부존자원 ▲좋은 환경 이 네가지 조건이 뒷받침되는 시장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성공한다는 믿음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인도시장은 미래에셋이 처음 진출한 2006년 당시 이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나라 중 하나였다. 인도와 같이 거대한 시장에서의 성공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기에 사업의 붙임을 견딜 수 있는 체력, 즉 자본금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당시 인도 운용사 중 가장 큰 규모인 50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했다.”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시기는?

“2008년 4월 4일, 인도 현지 법인의 첫 주식형 펀드인 ‘MiraeAsset India Equity Fund’를 출시했다. 해당 펀드는 설정 이후 지금까지 매년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10년 누적수익률은 700%를 넘어섰다. 대표펀드들을 중심으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펀드 판매가 늘어나면서 인도 법인의 수탁고 역시 매년 2배 이상 성장했다. 그 덕에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수탁고가 3년이 채 안돼서 3조원 넘게 증가했다.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는?

“현재 인도는 금·부동산과 같은 실물 자산에서 금융 자산으로 부의 흐름이 변하는 큰 흐름 속에 있다. 특히 2014년 모디정부 집권 이후 유가하락과 맞물려 물가가 안정됐고, 정부도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점차적으로 인하하면서 정기예금 등 인도인들이 주로 투자하던 금리관련 상품의 매력도가 떨어졌다. 반면 투자상품의 인기는 올랐다. 미래에셋은 이런 상황을 틈타 뮤츄얼펀드 등 투자상품에 주력했다. 또한 인도정부의 화폐개혁 시행 이후 신권으로 교체과정에서 은행 신규고객이 늘어났고 은행 판매채널을 통해 뮤츄얼펀드의 판매가 더욱 늘어나면서 폭발적 성장이 가능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줄줄이 철수하는 와중에도 미래에셋만은 그 자리를 지켰다. 남다른 차별화 전략이 있었는가?

“미래에셋은 ‘Power of Continutiy(지속성의 힘)을 믿는다. 옳은 길이라면 굴곡이 있더라도 노력을 계속하면 된다는 믿음이다. 미래에셋은 어려운 시기에도 투자를 지속하며 미래의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인도는 뮤추얼펀드 산업이 매년 25% 이상 성장하고 있어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경쟁이 치열하다. 운용사들도 판매 확대를 위해 리베이트 확대 등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한다. 반면 미래에셋은 공격적인 프로모션에서 탈피, 정도를 지키는 전략을 지속했다. 이런 건강한 경영이 기존 운용사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지난 14일 박현주 회장이 베트남 다낭에서 인도 및 베트남법인 직원들의 성과를 치하하고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박현주 회장을 기준으로 우측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인도) CEO인 Swarup Mohanty, 좌측은 CIO인 Neelesh Surana, 그리고 앞줄 왼쪽에서 두번째는 홍준영 법인장./사진=미래에셋


-현재 인도 법인 조직 구성이 어떻게 되나?

“현재 인도법인 전체 인원은 139명으로 한국 주재원 1명을 제외하면 모두 인도인이다. 펀드매니저를 비롯한 20명의 투자전문가가 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펀드 직접 판매를 위해 인도 주요 도시에 18개에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인도 사업의 구체적 계획과 전망은?

“미래에셋이 가진 다양한 투자 플랫폼을 인도 시장에 소개할 계획이다.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자산 외에 부동산, 벤처투자 등으로 투자자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 인도 부동산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설정했고, 지난 달에는 니프티50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상장했다. 올해 진행한 인도의 컨슈머 및 핀테크 스타트업 등 벤처기업 투자 규모도 약 800억원에 이른다. 특히 지난 3월에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인도법인 영업을 시작해 앞으로 이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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