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한미약품, 연매출 2000억원대…통화·양주일양, 올 1100억원 돌파 목표

북경한미약품 건물 전경 /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과 일양약품이 엇비슷한 시기 중국에 설립한 법인에서 매출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2000억원대 매출을 자랑하며 한미의 또 다른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일양약품의 중국 내 법인 두 곳도 올해 11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해외에 의약품 제조 공장이나 법인을 설립한 후 현지에서 제조와 판매를 진행하는 사업이 점차 늘고 있다. 아직 업계 전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과거부터 해외사업에 매진한 업체들은 구체적 성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한미약품과 일양약품이 이같은 사례에 속한다. 

 

우선 한미약품은 지난 1996년 중국 진출을 시작했다. 현지 기업인 베이징자중약업과 합작해 북경한미약품을 설립한 것이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영업사원 800여명과 연구개발 인력 160여명 등 총 13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141억원을 달성한 북경한미약품은 어린이용 정장제와 기침가래약, 항생제 등 총 20여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북경한미는 지난 2014년 1728억원, 2015년 1927억원, 2016년 2047억원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한중수교 5년 전부터 직접 중국을 오가며 단계적으로 중국시장 접근을 시도했다. 그 결과 한국과 중국 간 국교 수립 직후인 지난 1992년 국내 업계 최초로 항생제 ‘세포탁심’의 제품 허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수출을 통해 한미약품 성장기반을 우선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장기 마케팅 전략을 중국에 접목시킨 것이다. 

 

임 회장은 중국에서 어린이용으로 특화된 의약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 7개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거쳐 지난 1994년 중국어로 ‘엄마 사랑’을 의미하는 어린이 유산균정장제 ‘마미아이’를 현지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임 회장이 직접 나서며 어린이 의약품 개발과 소아과 집중 투자 등 특화전략을 추진했던 북경한미약품은 중국 100여개 아동전문병원에서 처방 1위 제약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표 품목으로는 ‘마미아이’(정장제, 연매출 약 750억원)와 이탄징(기침/가래시장, 약 700억원) 등이 손꼽힌다.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 건물 전경 / 사진=일양약품

일양약품의 중국 내 법인은 길림성 통화시에 소재한 ‘통화일양보건품유한공사’(이하 통화일양)와 강소성 고우시에 자리 잡은 ‘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이하 양주일양) 두 곳이다. 

 

지난 1997년 8월 설립된 통화일양은 원비디 및 기능성 음료의 현지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원비디 연간 6300만병 생산설비 가동에 착수한 통화일양은 자사 제품 및 위탁 생산의 양산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통화일양 대표 품목인 원비디는 중국에서 해마다 평균 20% 이상 지속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복건성 지역에서만 3000만병 이상 판매고를 올리는 원비디는 중국 출시 이후 3억병 이상 판매를 돌파했다. 중국에서 원비디가 고 성장세를 이뤘던 이유 중 하나는 ‘정통 고려인삼’에 대한 효능ᆞ효과 우수성을 중국인들이 확신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양주일양은 통화일양보다 1년 여 늦은 지난 1998년 7월 설립됐다. 위궤양 치료제인 알드린과 해열진통 주사제 알타질, 이담 소화제 아진탈 등 한국 제약사로는 최초로 중국 현지 완제의약품 대량 생산시대를 개막했다. 

 

이 법인은 우수한 GMP(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 관리와 틈새시장 공략, 타사 제품과 차별화 전략, 기존 대리상 관리 강화 등으로 영업매출을 증대시키고 있다. 공장에는 주사제와 정제 생산라인을 갖췄다. 국내개발신약인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 생산라인을 완비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이 각각 281억원과 744억원 매출을 올려 일양약품 중국 법인이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목표는 통화일양과 양주일양이 각각 292억원과 816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한 단계 더 높은 연매출 1100억원대를 겨냥한 것이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통화와 양주 등 중국 법인들은 매년 30% 이상 매출 성장을 달성하고 있다”며 “중국 현지법인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해외시장의 유기적 네트워크 형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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