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상장후 주가 추이에 주목

올해 마지막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으로 꼽히는 에어부산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하면서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단 동종 업계 경쟁 업체들이 이미 상장을 마친 상황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업계 1위를 포함해 대안이 여럿 존재하는 상황에서 3위권 업체가 투심을 끌어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에어부산이 기관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한 점도 부정적이다. 먼저 상장한 티웨이항공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상장후 주가 흐름까지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사진=연합뉴스
올해 마지막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으로 꼽히는 에어부산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하면서 상장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단 동종 업계 경쟁 업체들이 이미 상장을 마친 상황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업계 1위를 포함해 대안이 여럿 존재하는 상황에서 3위권 업체가 투심을 끌어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에어부산이 기관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한 점도 부정적이다. 먼저 상장한 티웨이항공과 유사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점에서 상장후 주가 흐름까지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 18일부터 이날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 물량은 전체 일반공모 물량 416만5600주 가운데 20%인 104만1400주다. 에어부산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일은 27일이다. 이번 상장의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맡았다.

에어부산은 지난 2007년 부산국제항공으로 출범한 저비용항공사(LCC)다. 2008년 첫 취항 이후 현재는 국내선 7개 노선, 국제선 25개 노선 등 총 32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에어부산의 최대주주는 아시아나항공으로 46%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업계 상위 업체, 이미 상장 완료…LCC투자자에게 대안 존재

에어부산은 과거에도 이미 두차례 상장에 도전했으나 실패한 전력이 있다. 지난 2014년과 2015년의 상장 시도에서는 부산시 등 일부 주주들의 반대 속에 성공하지 못했다. 삼수 만에 어렵게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저가항공사 경쟁 심화 속에 LCC업계 상위 업체들은 이미 상장을 마쳤기 때문이다.

LCC업계 1위 업체인 제주항공과 2위 진에어는 이미 상장을 마치고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제주항공, 진에어에 이어 국내 저비용항공(LCC)업계 3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는 티웨이항공도 지난 8월 상장에 성공했다. LCC 업종 투자자들에게는 이미 다수의 대안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LCC 업계 3위 자리를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티웨이항공의 행보도 부담이다. 에어부산은 과거 LCC업계 3위 사업자로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티웨이항공과 우열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매출액이나 여객자수 등에서 에어부산을 앞서기도 하는 등 엎치락뒷치락하는 형국이다. 

두 회사의 시장 지위가 비슷한 만큼 상장 행보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23.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에어부산 역시 23.8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소수점 위에서는 동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문제는 향후 절차다. 비슷한 시장지위와 비슷한 실적, 그리고 비슷한 기관 투자자들의 반응에 향후 상장 과정를 두고도 티웨이항공이 오버랩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티웨이항공은 이어진 일반 청약에서 경쟁률 1.15대 1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미달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티웨이항공, 주가 부진 '답습' 우려…상장후 유통가능 물량도 부담

티웨이항공이 에어부산의 상장 행보를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는 상장후 투심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상장 첫거래일이었던 지난 8월 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만1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인 1만2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이후에도 주가 하락세는 지속됐고 지난 10월에는 6000원대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이후 하락폭을 소폭 회복하긴 했지만 이달 들어서 티웨이항공 주가는 다시 내리막을 타는 중이다.

에어부산이 티웨이항공의 경로를 그대로 따라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항공업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하락한 상태다. 통상 유가하락은 항공사의 원가부담을 줄여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상장후 유통물량에 대한 부담은 향후 주가 추이에 부정적이다. 에어부산은 이번 상장에서 신주207만주를 포함해 총520만7000주를 내놨다. 일반 투자자에게 104만1400주, 기관투자자에게는 312만4200주, 우리사주에는 104만1400주가 배정됐다. 공모가 기준으로 187억원 규모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규모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문제는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이다.

에어부산의 상장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53.6%인 약 2792만주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 보유 물량은 6월간 보호예수가 적용되지만, 나머지 주주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부산시 등 다른 주주들의 보유 물량은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이 이번 상장에서 공모를 통한 자금 유입보다 상장을 통한 기업 브랜드 가치 제고에 주안점을 두면서 공모 물량을 줄였지만 상황에 따라 대규모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의해야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에어부산 상장후 주주구성 / 표=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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