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잠재력 아프리카 이상 평가…일본차와 경쟁 위해 현지생산 필요성 대두

17일(현지시간) 알제리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알제리 비즈니스 포럼에서 현대차 최돈호 상용수출사업부장과 하산 아르바위 글로벌 그룹 회장이 현대상용차 판매 및 조립공장 설립에 관한 합작법인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아프리카 알제리에 상용차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한 것을 놓고, 향후 현대차의 해외생산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선 다음은 동남아, 특히 인도네시아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는 17(현지시간) 알제리의 글로벌그룹과 상용차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2020년부터 조립공장이 생산에 들어가며 해당 차종은 중대형 트럭 및 버스 종류다. 알제리는 아직 시장이 그리 크지 않지만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 여겨진다.

 

업계에선 현대차의 해외 현지생산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근 있었던 광주형 일자리사업 파행 과정 등을 겪으며 오히려 더욱 국내 생산과 관련한 리스크를 느끼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곳은 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 지역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아직 개발도상국이 많은 아프리카와 달리 동남아는 소득수준이 올라가 있고 마이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인도네시아 차 시장을 예로 들면 일본차가 90%일 정도로 강세인데 한국 업체는 현지화 타이밍을 놓쳐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7000만명으로 세계 4위 수준인데 자동차 보급률은 여전히 현저히 낮다.

 

현재 생산기지와 관련 현대차가 취약점을 보이는 대륙은 아프리카와 동남아 뿐이다. 이 중 동남아는 특히 인구와 소득수준, 성장성 등을 볼 때 잠재력이 큰 시장인데 토요타, 혼다 등 일본차들이 사실상 패권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현대차가 현지 합작법인 등을 통해 생산기지가 없다는 단점을 상쇄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론 보다 적극적인 현지 공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차는 최근 베트남에 있는 반조립제품(CKD) 공장 연간 생산량을 5만대 더 끌어올리기로 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차와 가격경쟁을 하기 위해서라도 현지생산은 사실 필수라고 전했다. 자동차 회사는 고용효과가 커서 해외에 현지 생산 공장을 세울 경우 여러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물류 및 관세문제도 해결되고 현지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 그 현지생산의 효과를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는 사업 중 하나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모델의 사업을 전국적으로 지역을 늘려 추진토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정통한 한 정치권 인사는 가장 오랫동안 준비해 왔던 광주에서마저 이렇게 사업이 파행한다면 다른 지역에서 하기는 더욱 힘들다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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