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영향無, ‘입지·상품성’이 결과 갈라…12억원 초과, 청약미달률 최저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분양시장은 고가 분양 단지에 수요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올해 전국 분양시장은 고가 분양 단지에 수요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정부의 잇단 규제로 입지와 상품성을 갖춘 고가주택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청약자들이 몰리면서다. 여기에 분양가 통제로 기존 아파트 가격에 비해 분양가가 낮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분양가에 대한 수요자들의 민감도가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분양가 12억원 초과의 고가 분양은 청약자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4억원 이하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 서비스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전국아파트 분양가격대별 1순위 청약경쟁률은 12억원 초과(22.71)2~4억원 이하(7.21) 대비 세 배 이상 높았다. 고가 아파트 분양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분양 이후 가격 상승에 대한 수요자의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청약경쟁률은 저가 분양일수록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분양가격대별 1순위 청약경쟁률은 2억원 이하가 0.41로 가장 낮았다. 4억원 이상 구간이 201 이상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낮은 분양가격대일수록 청약미달률이 높았다. 분양가 2억원 이하는 73.1%, 2억원~4억원 이하는 30.1%를 기록했다. 반면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4~6억원 이하와 12억원 초과는 청약미달률이 지난해에 비해 하락했다. 분양가 12억원 초과는 0.3%로 가장 낮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고 분양가에도 높은 청약경쟁률과 낮은 청약미달률 등 양호한 분양실적을 나타내는 것은 수요자의 가격 민감도가 낮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또한 낮은 분양가격이 청약수요를 유인하기 보다는 입지와 상품의 상대적 열위로 인해 수요가 이탈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단계에서 분양가를 억제하는 것도 청약 수요자들이 고가 아파트 분양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분양가 2억원 이하는 청약경쟁률이 높게 난 반면 4억~6억원 이하와 12억원 초과는 지난해에 비해 하락했다. 또한 고분양가에 대한 수요자들의 민감도가 낮아지면서 분양시장에서 12억원 초과 비중도 높아진 모습이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주변 기존 아파트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낮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청약 수요가 유입되고 선호도가 높아졌다신규 아파트 선호도가 증가하고 기존 강남구와 서초구의 신규 아파트 가격 급등도 고분양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 선호를 변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가 분양아파트를 주로 공급하는 지역의 매매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고가 아파트 분양도 늘어났다. 올해 6억원 이상의 아파트 분양비중은 11.6%10%대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7.8%) 대비 3.8%p 증가한 수치다. 20160.1%에 불과했던 12억원 초과 비중은 2년 만에 1.6%로 빠르게 늘었다.

 

반면 분양의 80% 이상을 차지했던 2~6억원 이하 분양가격대의 비중은 86.6%로 지난해(88.6%) 대비 소폭 줄었다. 특히 2~4억원 이하 분양가격대는 65.1%에서 59.4%로 줄었고 2015년과 비교하면 약 15%p 이상 감소했다.

 

앞으로 입지와 상품성이 충분한 단지에서는 높은 분양가라도 수요 쏠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건설사들 역시 양호한 청약 실적으로 분양가 인상에 대한 판매 부담이 줄어든 만큼 고가 분양을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함 랩장은 고가 분양에 대한 수요자들의 거부감이 줄어들고 가격 유연성도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분양보증단계에서 분양가 인하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분양가 인상에 따른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이 반복되면서 매매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는 호황국면에 나타나는 시장 특성으로 볼 수 있어 향후 시장 트랜드로 굳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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