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문화 개선방안 이행해도 반드시 제재 풀리는 것 아냐”…애매한 판단기준 탓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 제재 해제 여부는 결국 해를 넘겨 내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진에어

진에어가 지난 7월 도입하려던 B737-800 항공기 한 대는 현재 날지도 못하고 김포공항에 대기 중이다. 면허취소 논란 무렵이 일던 7월부터 국토교통부가 사실상 진에어의 사업 확장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공항을 지키고 있는 해당 비행기의 모습은 현재 진에어가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진에어에 대한 국토교통부 제재 해제가 결국 해를 넘겨 결정되게 된 가운데, 내년에도 경영정상화를 쉽게 낙관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토부의 제재 자체가 그 시작뿐 아니라, 해제 시에도 정무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항공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진에어의 면허취소 여부였다. 진에어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국토부로부터 면허 취소 직전까지 갔으나 총수 개인 잘못에 왜 회사가 없어져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게 됐고 결국 운항을 계속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허나 진에어의 면허유지에는 대가가 뒤따랐다. 국토부는 면허를 유지하게 하면서도 진에어에 제재 조치를 내렸고, 이 때 이후 진에어는 신규노선을 늘리거나 신규 항공기를 등록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진에어에 대한 판단은 면허유지와 면허취소 밖에 없었으나 여기에 옵션이 하나 붙은 것이다.

 

진에어에 대한 제재 해제는 올해는 사실상 물 건너갔고 최소한 내년 3월 이후 결정 나게 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경영문화 개선방안을 얼마나 충실이 이행하는지를 판단해 진에어에 대한 제재 해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해당 조건을 맞출 방법 중 하나인 사외이사 추가를 이행하려면 3월 주주총회를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에어가 이행해야할 경영문화 개선방안으로는 의사결정 체계 정비 및 경영 투명화 준법지원 제도 등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비전 재설정공표 및 사회공헌 확대 등이 있다. 허나 업계에선 해당 건들을 충실이 이행한다고 해도 곧바로 면허가 풀릴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박상모 진에어 노조위원장은 경영문화 개선이라는 모두 이행하면 저절로 제재가 풀리는 것이 아니라 별도 위원회가 이 안을 놓고 판단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애초에 이 조건이 붙게 된 것 자체도 그랬듯 위원회의 정무적 판단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결국 진에어는 내년에도 올해처럼 국토부의 눈치를 보며 불확실한 경영을 해야 하고 이 때문에 내년에도 당분간 성장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에어는 이미 청주발 신규 노선 취항이 8월에 예정되어 있었으나 막히게 된 바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진에어의 경영 정상화라는 국토부의 가이드라인이 모호해 규제 완화 시점에 대한 합리적인 추정이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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