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공급 감소하겠지만…원유 수요 감소·미국내 생산량이 변수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내년 유가전망이 더욱 복잡해졌다. 원유 시장내 공급이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수요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감산합의에서 배제된 미국의 생산량은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사진=연합뉴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내년 유가전망이 더욱 안갯속이다. 원유 시장내 공급이 줄어드는 것과 동시에 수요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감산합의에서 배제된 미국의 생산량은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주 국제유가는 그동안 하락세를 멈추며 바닥을 다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1.43달러(2.8%) 오른 52.58달러에 마감했다. 이번주 초반 WTI가 51달러대에서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세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브렌트유 역시 60달러 초반대에서 1달러 가량 상승한 61.45달러로 마무리됐다. 

OPEC회원국을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 10일 내년 1월부터 적용될 감산안에 합의하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10월 생산량대비 일평균 120만배럴을 감산한다는 내용이다. OPEC 회원국들은 8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했고, 비 OPEC 국가들은 40만 배럴을 줄이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인한 감산 적용 기간은 내년 6월까지다.

감산 결정이 공개되면서 국제유가 하락세에는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현재 WTI 가격이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손익분기점이 몰려있는 50달러 초반대라는 점이 추가 공급 증가를 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셰일 업체들이 손해를 보면서 채굴량을 늘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따라서 일단 현 시점에서 유가가 더 하락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내년 상반기 배럴당 65달러까지 완만히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하락세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내년 유가 전망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감산으로 인한 공급 축소와 함께 원유 수요가 유지될지가 관건이다.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 가능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감소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역할도 유가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IEA는 내년 국제유가 향방을 가를 변수로 미국의 생산량을 꼽고 있다. 일단 내년 원유 공급량이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 감산이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내년 2분기에는 원유 수급이 안정화되면서 초과 공급 상태가 해소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문제는 미국은 이번 이번 감산 회의에서 배제됐다는 점이다.

미국은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함께 3대 산유국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원유 생산량 증가를 지지하고 있다. 산유국들이 감산으로 유가가 상승할 경우, 미국발 생산물량이 증가할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산유국들은 감산 물량 배분에서 자국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따라서 감산의 과실을 미국이 차지할 경우 산유국내 불만이 감산 이행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IEA는 "미국은 거대한 원유 생산자인 동시에 최대 소비자기 때문에 유가가 낮아지길 원한다"며 "미국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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