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글로벌 권역본부 체계 완결, 美‧中 시장 회복, 친환경차·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실적 턴어라운드 기대"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 / 사진=연합뉴스
현대‧기아차가 올해 부진한 실적을 딛고 내년을 ‘V자 회복’의 원년으로 삼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내년 미국, 중국 등 주력 시장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고 해외 시장 변화 대응을 위해 조직 기능을 효율화 해나가기로 했다. 시장전략과 연계해 미래 사업 추진 역량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14일 현대‧기아자동차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개최하고 글로벌 판매 내실화를 위한 전략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엔 각 권역을 책임지고 있는 권역본부장과 판매 및 생산 법인장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양사 회의를 각각 주재했다. 


이날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권역본부 중심으로 각 부문과 협업을 강화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권역본부의 리더들은 직원들의 자발적 도전을 적극 지원하는 ‘엑셀러레이터’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들은 내년 권역별 책임경영체제를 정착하고, 주력 시장과 기회시장을 본격 공략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울러 친환경차 및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역량 구축을 공언했다. 

 

우선 현대·기아차는 내년 상반기까지 전 세계 권역본부 설립을 완료해 권역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권역별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 판매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미국, 중국 등 주력 시장 및 기회 시장 공략을 통해 경쟁력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회사 측은 내년에도 업황이 밝지 않다고 진단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수요는 중국의 판매 감소와 미국, 유럽, 일본의 저성장으로 전년 대비 0.2% 증가한 9244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은 미국 수요 감소, 유럽 및 중국 시장 정체로 인해 올해보다 0.1% 증가한 9249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우선 미국, 중국 등 주력 시장 경쟁력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미국시장에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확대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년 초 각각 팰리세이드와 텔룰라이드를 출시해 미국 대형 SUV 시장에 진출한다. 여기에 현대차는 신규 소형 SUV를 추가해 총 5개의 차종으로 증가하는 SUV 제품군을 꾸린다. 이와 함께 양사 모두 미국 주력 차종인 쏘나타와 쏘울 런칭을 통해 판매를 회복시키고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도 플래그십 모델 G90을 출시하고 미국 유력매체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G70 판매를 본격화한다.

중국시장에선 사양과 가격을 현지 시장에 최적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바이두 등과의 협업을 통해 신기술을 대폭 적용한 신차들로 실적 회복 기반 마련에 나선다. 내년 현대차는 ix25, 싼타페, 쏘나타, 기아차는 K3, KX3 등 중국 전략 차종들을 출시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상품라인업 효율화, 히트 차종 집중 육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기회 시장 공략도 나선다. 기아차는 내년 하반기 인도공장 가동을 통해 360만대에 달하는 인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공장 건설은 물론 소형SUV 양산 품질 강화, 인도 전역 판매 네트워크 구축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는 복안이다. 또 양사는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아세안 지역 시장에서의 판매를 강화하고, 아프리카 등 미진출 시장에 신규 진출길도 모색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신규 출시로 미래 먹거리 선점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량(HEV) 모델인 코나 HEV, 신형 쏘나타 HEV, 아이오닉 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인다. 기아차도 신형 쏘울 EV를 선보여 친환경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중국시장에선 아반떼 PHEV, 코나 EV, 라페스타 EV, K3 PHEV 등 신차를 본격 판매해 현지 환경 규제에 대응해 나간다.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권역별 시장에 적합한 모빌리티 전략을 수립하고 전략기술본부 및 연구개발(R&D) 부서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창의적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부터 유럽에서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통신사인 보다폰과 손 잡고 내년 초부터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미고, 그랩, 레브 등 지분투자한 모빌리티 기업과의 다양한 서비스를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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