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향년 92세로 별세… 중국 오랜 생활 중 고국 그리워하신 분

이귀녀 할머니 생전 모습. /사진=정의기억연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귀녀 할머니가 14일 오전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 할머니가 이날 오전 경기 용인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5명이 됐다. 올해에만 8명의 할머니가 별세했다. 

 

1926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중국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중국으로 건너가 고초를 겪었다. 피해 나이는 17~18세였다. 

 

해방 이후에도 귀국이 어려웠던 이 할머니는 중국에서 혼인도 하고 삶을 꾸렸다. 중국에서의 오랜 삶을 뒤로 하고 2012년 한국으로 돌아온 이 할머니는 이후 요양병원에서 생활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 할머니께서는 내내 고국을 그리워하셨다. 한국과 중국이 교류하지 않을 때 밖에서 조선말이 들리면 쫓아나가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귀국 후)활동가들이 찾아가서 함께 근처 식당에 가서 식사도 하고 산책도 하고 함께 웃기도​ 하셨다. 하지만 2016년부터 건강이 악화되셨고 오랫동안 고통스러운 삶을 견디셨다. 그리고 오늘 새벽 영면에 드셨다”면서 “할머니 이제는 고통스럽지 않게 편안하게 자유롭게 좋은 곳으로 가시기 바란다. 이귀녀 할머니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정의기억연대는 오는 19일에 열리는 제1366차 정기 수요집회에서 이 할머니를 추모할 예정이다. 26일 올해 마지막 수요집회에서는 올해 별세한 피해 할머니 8명의 합동추모회를 열 계획이다.

이 할머니의 빈소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병원에 마련된다. 발인은 17일 오전 6시, 장지는 국립 망향의동산이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도 이 할머니의 별세에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진 장관은 “할머니 가시는 길에 예의를 다하고 장례 비용도 지원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피해 할머니들을 보다 세심하게 보살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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