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GS·대우건설’ 내실 다지기 주력…‘삼성물산·한화건설’ 글로벌 시장 공략 포석

최근 이뤄지고 있는 건설업계의 인사 키워드는 안정해외. 건설경기 후퇴 조짐이 일어나면서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경영 내실을 다지고 정부의 규제로 위축된 국내 주택시장 대신 해외사업에 힘을 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4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은 성과주의 기조 속 안정에 무게를 둔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삼성물산, 한화건설 등은 해외사업 전문가를 중용하며 해외 먹거리 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을 마련했다.

 

현대·GS·대우건설 중장기 전략 실행·조직 안정화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2일 전략기획을 담당했던 정진행 사장을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정 부회장은 20113월 현대차그룹의 사장에 부임해 7년 여 간 전략·기획 부문을 담당했다. 그룹 내 현대건설 인수와 한전부지 인수에 참여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에서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을 보필해왔으며 활발한 대외활동으로 회사 내외부에서 현대차 얼굴마담이란 수식어를 가지고 있다.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도 정 부회장을 대신해 수차례 동행할 정도로 그룹 내 신임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건설은 이번 인사로 지난 2011년 김창희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폐지됐던 부회장직이 부활했다. 정 부회장과 재무통으로 불리는 박동욱 사장 투톱 체제로 불황 속 경영내실을 다지는 한편 수익성 위주 해외 사업 진출 확대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허윤홍 GS건설 부사장 프로필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GS건설에서는 젊은 피 위주로 물갈이가 진행됐다. 특히 허창수 그룹 회장의 장남 허윤홍 GS건설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부사장은 평사원으로 LG칼텍스정유(GS칼텍스)에 입사해 이후 GS건설로 자리를 옮겨 부장·상무·전무 등을 역임했다. 최근 사업지원실장으로 GS건설의 살림을 챙기는 역할을 해왔다.

 

허 부사장은 이번 승진으로 신사업추진실장을 맡게 됐다. 앞으로 GS건설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GS건설은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경기 변동에 민감한 건설업이라는 특성상 향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태진 재무본부장(CFO)과 안채종 건축수행본부장, 이광일 플랜트부문 대표 등도 부사장 승진 명단에 포함됐다. 세무·재무·자금팀장, 재경담당 등을 역임한 김 부사장은 GS건설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수익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 부사장과 이 부사장 역시 시공경쟁력확보와 중동지역에서 두드러진 사업성과를 내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허 부사장과 함께 GS건설의 경영 내실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도 김형 사장 취임 이후 첫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주요 사업부서인 주택·플랜트·토목사업부의 수장들이 교체됐다. 무엇보다 토목사업본부장에 삼성물산 출신의 김형섭 전무를 선임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김 전무는 삼성물산 시절 김 사장과 같이 시빌(토목)사업부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최근 3년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토목사업부의 부진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주택사업본부장에는 백정완 전 리스크본부장이, 플랜트사업본부장에는 김광호 상무보가 임명됐다.

 

또 대우건설의 인사는 김 사장이 목표로 세운 중장기 전략(2025년 매출 17·영업이익 15000억원·글로벌 20위 내 진입)에 맞춰 이뤄졌다. 이를 위해 대우건설은 기업가치제고본부아래에 혁신 작업을 주도하는 기업가치제고실과 리스크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수주심의실을 새로 만들었다. 성과 기반 책임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실무 중심의 인사 운영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한화건설 해외사업 전문가 중용으로 실적 돌파구 마련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절반 이상을 해외 현장 출신으로 채웠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국내 시공능력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절반 이상을 해외 현장 출신으로 채웠다. 최영훈 상무가 전무로 승진됐고 상무 승진 명단에는 조인수·임영선·진영종·감경주 상무 등 9명이 포함됐다. 대부분 해외 주요 프로젝트를 이끈 핵심인재로 꼽힌다.

 

최영훈 전무는 삼성물산이 지난 2013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메트로 사업을 총괄했고 조인수 상무도 이 사업에 참여했다. 임영선 상무와 진영종 상무는 각각 싱가포르 현장, 알제리 현장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며 강경주 상무는 말레이시아 빌딩사업, 박해균 상무는 사우디아라비아법인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한화건설도 임원인사를 통해 최광호 대표 부사장을 사장으로 올렸다. 최광호 사장은 1977년 한화건설에 입사, 건축사업본부장 전무, BNCP 건설본부장, 해외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201412월 부사장에 오른 뒤 이듬해 6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최광호 한화건설 사장 프로필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최 사장은 지난 2012년엔 총 사업비 11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본부장을 맡아 사업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11월 하이데르 알 이바디 이라크 총리를 예방해 비스미야 신도시건설 지원을 요청해 지연됐던 공사대금 약 17000만달러를 수령하는 등 해외에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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