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대법원 판결 전 승계 작업 관련 추가 정황 나올지 주목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조계는 검찰의 이 같은 행보를 내년 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대법원 재판과 연계시켜 해석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 안진회계법인과 삼성회계법인 등 회계법인 4곳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고의로 부풀렸는데 그 배경에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이 있다고 보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압수수색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뿐 아니라 삼성물산까지 포함돼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는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이재용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과 무관치 않다고 해석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심리는 내년 봄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이 부회장 승계작업과 무관치 않다고 판단되는 만큼, 전원합의체 전 결정적 추가 증거가 나오게 될 경우 재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강신업 변호사는 “아무리 대법원 재판이 법리심일 뿐이라고 하지만 추가적으로 검찰 측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거가 나올 경우 재판부도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갈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런 점을 생각해서라도 검찰로선 수사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재계 인사는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는 결국 검찰이 최종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을 목표로 하고 들어가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수사 지휘구조를 보면 이번 수사가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의혹과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는 한동훈 3차장 산하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맡고 있다. 한동훈 차장은 특검팀에 투입돼 이재용 부회장 대면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윤석열-한동훈’으로 이어지는 국정농단 수사라인이 이번 수사에서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한 검찰 인사는 “별건처럼 보이는 두 수사의 접점이 이어지면 서로 보완적인 요소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상황으로 보면 검찰이 삼성물산 등에 대해 추가로 압수수색을 벌일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 금융당국 인사는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의 꽃은 특별감리나 행정소송이 아니라 검찰 수사”라고 전했다. 이미 올해 ‘삼성 노조와해 의혹’ 수사와 관련해 절반의 성공만 거둔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