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궤도 오른 GTX 사업…일각에선 도시 자족기능·요금문제 해결해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발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철도가 완공되면 도시 외곽지역의 접근성이 개선돼 주택 수요를 분산 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소비 등 주요 경제활동이 서울로 집중되는 양면적인 모습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향후 GTX 요금 책정에 따라 이용인구가 달라질 수 있다며 요금 책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속도내는 GTX…‘주택 수요’ 분산 효과 기대 

지난 12일 경기 파주 운정과 화성 동탄을 연결하는 GTX-A 노선 사업이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민투심)를 통과하면서 사업진행에 속도가 붙었다. 국토부는 GTX-A노선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등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후 사업 승인을 받으면 올해 안에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도 양주시와 수원을 잇는 GTX-C 노선 건설사업 또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지난 11일 국토부는 GTX-C에 대한 민자 적격성 검토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신청하고 내년 초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후속절차가 차질 없이 추진되면 오는 2021년 말에 착공할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나머지 GTX-B 노선은 국토부가 이달 중 광역교통개선대책을 발표할 때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확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GTX 사업 진행에 속도가 붙자 노선이 지나는 지역은 기대감에 들뜬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외곽지역의 교통여건을 개선하면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통여건 개선만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글쎄’…도시 자족기능 확보가 관건 

다만 일각에서 GTX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지역마다 유동 인구가 다르기 때문에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외곽지역은 수혜를 보지 못할 것”이라며 “특히 자족기능이 약한 도시는 그저 지나가는 역으로 남아있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도시로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현지에서 이뤄져야 할 경제활동이 대도시로 옮겨가는 이른바 '빨대효과'가 나타나는 사례가 많다. 강원도 춘천은 지난 2009년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서울에서 춘천으로의 통학시간이 1시간으로 줄어들면서 주변 상가들이 위축되는 현상을 보인 바 있다. 그 밖에도 인천 부평, 동두천, 김천혁신도시 등이 빨대효과로 인구 유출이 심화되면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교통 인프라와 함께 도시가 자족기능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GTX를 통해 서울과의 접근성이 높아지면 서울에 있는 다양한 인프라를 누리는 것이 수월해 진다”며 “외곽지역의 경제활동이 점차 서울로 집중되면 해당 지역의 상권은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지방자치단체나 정부는 대학, 기업 등을 적극 유치해 GTX 수혜지역을 자족도시로 키워야 한다”며 “학군이나 상권 등이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GTX 요금 제동 걸리나…전문가들 “적자 내는 것보다 향후 성장성 주목해야” 

GTX 요금 책정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GTX의 기본요금을 2419원(이후 5㎞당 216원 추가)으로 정했다. 하지만 실제 요금은 이보다 더 오를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는 ‘GTX 요금이 비싸면 아무 소용없다’, ‘신분당선처럼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요금 책정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업계에 따르면 신분당선은 개통 후 지난해 연말까지 누적적자만 4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신분당선의 기본운임은 2150원(교통카드 기준)이며 초과 5㎞당 100원 거리추가 운임이 발생한다. 이는 수도권전철 기본운임 1250원보다 900원 더 비싼 가격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GTX 요금이 비싸다는 의견이 많아지면 원금 회수 기간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요금을 낮춰야 한다”며 “원금 회수 기간을 짧게 설정해 적자를 내는 것보다 향후 성장성에 주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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