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황교안 관련주 ‘들썩’… “실체 없는 정치인 관련주, 투자 유의해야”

차기 대선 지도자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난 4일부터 정치인 테마주의 거래량이 크게 늘고 주가가 급등하는 등 차기 대선 관련주가 요동치고 있다./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차기 대선 지도자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지난 4일부터 정치인 테마주의 거래량이 크게 늘고 주가가 급등하는 등 차기 대선 관련주가 요동치고 있다. 아직 20대 대선까지 3년 이상 남았지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가 발표되면서 때 이른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2일 이낙연 국무총리 테마주로 알려진 남선알미늄은 전날보다 18.88% 급등한 31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총 9760만5463건의 거래가 발생했으며 이날 하루 최다 거래 급증량을 기록했다.

남선알미늄은 SM그룹에 속한 기업으로 해당 그룹의 계열사인 삼환기업의 이계연 사장이 이 총리의 친동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총리의 테마주로 급부상했다.

같은 날 황교안 전 국무총리 테마주로 불리는 한창제지와 바이오닉스진 주가 역시 강세를 나타냈다. 한창제지는 전일 대비 6.67% 오른 256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창제지는 이날 장중 2740원(14.17%)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바이오닉스진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0.79% 오른 64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창제지는 최대주주가 황 전 총리와 성균관대 동문 사이인 것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바이오닉스진은 새로 선임된 대표이사가 황 전 총리와 같은 로펌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종목들의 급등에는 지난 4일 발표된 첫 여야 통합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11월 26일에서 30일까지 조사해 발표한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 결과에 따르면 이낙연 국무총리가 15.1%로 1위에 등극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12.9%로 오차범위 내에서 이 총리에게 뒤졌다.

4일 이후부터 증권시장에서는 이 총리와 황 전 총리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주 거래량이 급등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전 대선 테마주가 그랬듯 이번 차기 대선 관련주들 역시 급등락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흐름을 나타낼 우려가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정치 테마주는 선거 때마다 급등락하며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일으켰다. 작년 대선 당시에도 후보들과 관련된 테마주들이 여럿 쏟아졌다. 후보들의 선호도 조사, 발언, 지지율과 연동해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테마주로 가장 주목을 받은 우리들휴브레인은 작년 3월 최고주가로 13900원을 경신한 바 있으나 4월 들어 대세론이 식으면서 주가 역시 덩달아 급락해 4600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하락폭은 66.9%에 달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의 테마주로 알려진 안랩도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주가가 요동쳤다. 지지율이 정점에 달했던 3월 말 14만9000원까지 솟구쳤지만, 5월 들어 58400원으로 한달 여 만에 60%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매 선거 때마다 정치인 테마주들이 급등락을 반복해왔던 만큼 이번 차기 대선 관련주 역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월부터 시장이 많이 안 좋았고 최근 연말 시기가 맞물려 틈새 전략을 선호하는 수급들이 잠깐 몰린 것 같다”라며 “대선 테마주는 급등 요인에 구체적 실적이나 실체가 없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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