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부정적 전망 쏟아져 오판 확률 높아…예측은 예측, 본인 투자 원칙 다시 살펴봐야

연말이 되자 각종 내년 전망들이 뉴스를 채우고 있다. 대부분은 부정적인 시각들이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미국 경기 침체, 중국기업 부채 누증,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영향, 주요 중앙은행들의 긴축 정책 등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히는 요소들도 다양하다. 벌써부터 큰 위기가 올 것만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금융투자업계의 내년 시장 예측도 크게 다르진 않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살펴보면 최대 1840선까지 내릴 수 있다고 관측했다. 증시가 좋아 상승할 경우 245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13일 코스피가 2095.55에 끝난 것을 감안하면 위로는 350여포인트, 16.7% 상승 여력밖에 남지 않다고 본 것이다.

증시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최근들어 증시 변동성이 커져있는 탓에 대응이 쉽지 않다. 뉴스나 주요 인사들의 말 한마디에 주가가 출렁이면서 하루하루 희비 엇갈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달만 들어서도 코스피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상승했다가 며칠만에 캐나다의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체포 소식에 급락하기도 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다. 각종 소음 속에서도 자신만의 전략을 세우고 점검해야 한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올해를 전망하며 코스피가 최고 3100선까지 오를 것이라 내다봤다. 코스피가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분위기가 좋았던 까닭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보니 코스피는 3000선은 커녕 2000선마저 무너지며 최악의 국면을 맞았다. 이는 전문가들의 시나리오에 없었던 전망치였다.

취재에서 만난 한 투자자문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을 예측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며 “모든 예측은 틀릴 수 있다는 전제로 투자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시점에서 바라본 올해와 실제 올해가 다르듯, 현재 바라본 내년의 상황은 또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당연한 말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의 심리는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게 현실이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버핏은 수많은 약세장을 경험하면서도 연 20%가 넘는 수익률로 막대한 부를 이뤘다. 그는 특히 닷컴버블이 발생할 때 관련 주식을 사지 않아 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그에 따른 비판도 컸지만 자신이 모르는 주식을 사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일관했다.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다른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원런 버핏은 이를 비껴나갈 수 있었다.

투자 서적을 읽어보면 이처럼 ‘투자 원칙’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원칙은 투자 심리를 컨트롤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이다. 진부할지라도 지금은 이 원칙을 다시 곱씹어볼 때다. 본인의 판단과 원칙을 세워 난무하는 부정적 전망 속에서 하루 걸러 하루 바뀌는 불안감에 오판을 하는 경우만큼은 제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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