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서부·북서부 지역 환자 타깃…이대 중증질환 특화, 은평 14개 센터 오픈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내년 상반기 이대서울병원과 은평성모병원이 잇달아 개원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각각 서울 남서부와 북서부 지역을 대표할 병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역 환자들이 얼마나 2개 병원을 자주 찾을 지도 관심사다. 

 

13일 병원계에 따르면 이대서울병원과 은평성모병원이 오는 2019년 2월과 4월 각각 진료를 개시한다. 진료 개시 시점이 내년 상반기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2개 병원은 현재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우선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이대서울병원은 지난 2015년 공사를 시작, 올 11월 중순 준공식을 갖고 출범을 선포했다. 이대서울병원은 국내 최초로 기준병실 3인실, 모든 중환자실 1인실로 설계됐다. 병상당 면적도 의료법이 규정한 6.5㎡보다 큰 10.29㎡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 병원은 1014병상 규모다. 우선 내년 2월에는 330병상 규모로 출발한 후 500병상, 800병상, 1014병상으로 단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병원측 방침이다. 

 

이대서울병원은 지상 10층, 지하 6층 규모다. 병원 예약과 입·퇴원 등 병원의 전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스마트 병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병원과 함께 이화여자대학교 의대 건물도 지상 12층·지하 5층 규모로 건립됐다. 이곳에서는 본과에 해당하는 의학과와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수업과 임상실습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소재한 이대목동병원은 현 800병상 규모를 600병상으로 축소하는 대신 여성암 등 여성질환과 소아질환에 초점을 맞춘 연구중심병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이대서울병원은 5대 암과 심뇌혈관질환, 장기이식, 척추질환 등 고난도 중증 질환을 특화 육성키로 했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서울병원으로 자리를 옮길 의료진이 확정된 상황”이라며 “목동병원과 서울병원이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상호 특화전략을 추진하며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대서울병원이 자리 잡은 마곡동은 미라클 메디특구로 지정된 상황이어서 외국인환자 진료에도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병원이 소재한 강서구 인구가 60만명을 넘은 상태다. 인접한 양천구와 김포시, 인천광역시 강화군, 부천시 등에서도 환자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에 위치한 은평성모병원은 지상 17층, 지하 7층의 808병상 규모다. 진료과는 30여개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건물은 완공돼 연말 준공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가톨릭대의 9번째 부속병원이 될 은평성모병원에 6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될 만큼, 가톨릭의료원이 공을 들이는 대형의료기관이다. 

 

병원은 심뇌혈관센터와 암센터, 척추통증, 당뇨 갑상선, 소화기, 폐, 뇌신경 등 14개 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국내 최초로 응급의료센터에 이중 전실을 설치하고, 감염내과 외래구역 전체에 음압 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모든 병동에 스크린 도어를 설치한 것이 눈에 띈다. 

 

4인실 이상 다인실 비율을 90% 가량으로 높이고, 간병 부담을 덜어 주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40병상 규모로 마련한 것은 환자를 배려한 조치로 분석된다. 

 

병원 인근 부지에 ‘치유의 숲’을 조성, 환자는 물론 내원객들이 북한산 경치를 보며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한 것도 병원 이미지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병원 관계자는 “은평구에는 (201병상 규모인) 청구성심병원을 제외하면 대형병원이 없다”며 “은평은 지명 외에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함께하는 병원’이라는 가톨릭의 영성적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로 지난 11월 기준 48만 3000여명의 인구가 등록된 은평구는 상대적으로 개발이 부진해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병원도 지역민들 자존심을 감안해 정제된 단어를 활용하며 개원을 홍보하고 있다. 

 

이밖에도 일산차병원이 내년 중으로, 의정부을지병원이 오는 2021년 개원할 예정이어서 서울과 수도권 지역 대형병원들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각 병원들이 치밀하게 지역 의료 수요 등을 분석해 개원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며 ​상대적으로 우수한 의료서비스를 환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