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지나면 더 떨어진다는 현지 중개업자…일각에선 급매물 소화 후 안정세 접어든다는 의견도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헬리오시티 전경./사진=천경환 기자
올해 말 입주를 앞둔 서울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 전셋값 하락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9억원이 넘었던 호가는 현재 5억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일부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전셋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계약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조언까지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락세가 장기간에 걸쳐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13일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공급물량이 가장 많은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은 5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7억원~7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억원 이상 추락한 것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이 단지의 전용 84㎡ 전세 호가는 8억원 중반에서 9억원대였다. 

1년 단기 임대를 조건으로 최저 5억원에 세입자를 구하는 전세매물도 나왔다.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조건부 전세를 내놓은 것”이라며 “계약기간 만료 후 연장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매물 외에도 급매로 나온 전세물건, 반전세 형식으로 15만원의 월세를 받는 물건 등이 시장에 나왔다. 

전셋값 조정기가 한번 더 올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가락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입주 시기를 2월 말까지 미룰 수 있다면 더 좋은 매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입주 전이라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낮추려 하지 않는다. 현재 싸게 나온 매물들은 융자가 걸려있는 전세매물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크리스마스나 1월 초쯤 가격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며 “조금만 더 기다리면 대출 없는 전세매물을 5억원에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하락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울러 대출규제와 내수 경기 부진으로 거래량까지 감소하면 전셋값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일시적인 조정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공인중개사 A씨는 “공급과잉과 부동산 규제와 맞물리면서 전셋값이 주춤하는 것이다. 더 이상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융자 없는 매물이 현재 6억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그 이하로 내려가면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살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셋값 하락이 당분간 심화될 수는 있지만 급매물이 소화되면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며 “2년뒤 재계약 시점까지 전세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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