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 매입 등 대형사업 진두지휘…정몽구 회장 대신해 해외순방 나서기도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브레인으로 꼽히는 정진행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이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2011년 김창희 부회장을 마지막으로 부회장직을 없애고 총괄사장 체제를 유지해온 현대건설에서 부회장직이 7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의 위상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대형사업 경험이 풍부한 정 부회장이 합류하면서 그룹 숙원사업인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 건립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 사진=현대건설
현대차그룹은 12일 현대·기아차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사장단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단행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전략기획을 담당했던 정진행 사장을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룹 내 브레인으로 꼽히는 정 부회장이 합류하면서 현대건설의 주요 사업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업무에 착수하면 현대차그룹의 숙원사업인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 건립 사업을 먼저 챙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 삼성동 한전 부지를 105500억원을 들여 매입해 GBC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수도권정비심의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해 4년 째 표류 중이다.

 

그동안 대형 사업을 추진했던 경험이 많다는 점도 정 부회장에게 기대감을 거는 이유다. 정 부회장은 20113월 현대기아차 사장으로 승진한 뒤 78개월 동안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일하면서 굵직한 사업을 진두지휘 했다.

 

2011년 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당시 태스크포스팀(TFT)에 참여해 현대그룹에 빼앗긴 현대건설을 되찾는 작업을 주도했다. 2014년에는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를 두고 삼성그룹과 인수전을 벌였을 때에도 정 부회장의 영향력이 컸다.

 

또 정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네 차례 박근혜 대통령과 해외 순방길에 오르고 2016년 경제제재 조치가 풀리며 최대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이란 시장 공략에도 앞장설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1955년생인 정 부회장은 경기고와 서강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79년 현대건설로 입사해 1988년까지 근무했다. 이후 1989년 현대석유화학을 거쳐 2000년 현대차 중남미지역 본부장(이사), 기아차 홍보실(이사)와 아태지역본부장(상무), 유럽총괄본부장(전무)를 지내고 2007년 계열사인 현대위아, 현대오토넷 영업본부장 부사장을 역임했다.

 

정 부회장은 2008년 현대차로 돌아와 기획조정실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을 맡다가 20113월에 사장으로 승진해 78개월 동안 현대차 전략기획을 담당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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