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택시업계 천막 농성 시작…先 개선 後 협상 가능성 시사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김태황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이 지난 10일 분신한 최모씨의 유서를 읽고 있다. /사진=최창원 기자

12일 오전 11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택시단체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카오 퇴출을 외치는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관계자는 카카오 카풀 이용시간을 출퇴근 시 2시간으로 제한하고 사납금 문제 해결 등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카풀 협상 가능성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임승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정책본부장은 “카카오와의 협상 가능성이 없지 않다. 안전 장치가 마련되면 협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납금 문제 등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카카오도 24시간 운영이 아닌 출・퇴근 시 2시간으로 이용을 제한하면 우리(택시 노조)도 협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회, 정부 및 업계와 의견을 교환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협상과 관련해 정부, 국회, 업계와 의견을 교환중이다. 깊은 논의를 거쳐야 입장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택시업계가 문제 삼는 부분은 카카오 카풀의 24시간 운영이다. 현재 시범서비스 중인 카카오 카플은 출퇴근 시간 범위를 제한 않고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 택시업계는 이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 위반이라며 아침과 저녁 출퇴근 시 2시간 이용으로 제한하라는 입장이다. 반면 카카오는 예외 조항을 근거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81조 1항은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해서는 안 되며, 누구든지 이를 알선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다만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는 예외 조항으로 허용한다.

정부는 택시 기사 근무 환경 개선 위한 정책을 계속해서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올해 봄부터 계속 사납금 근절, 택시 기사 처우 개선 등을 위해 지원안을 기획하고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천막 농성장엔 지난 10일 분신으로 숨진 최모씨(57)의 분향소가 마련됐다. 김태황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최모씨가 손석희 JTBC 대표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낸 유서 내용을 공개했다. 최모씨는 유서를 통해 “카카오 카풀이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라”고 밝혔다.

한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최모씨의 분향소를 방문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 대표는 택시노조 관계자들을 만나 “당정 협의를 긴밀하게 해서 급한 대로 대책을 내놓고 중장기적인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12일 오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모씨의 분향소를 방문해 애도를 표했다. /사진=최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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